△사업 효율화작업
구광모는 2019년 3월 말 계열사 정기 주주총회 마무리로 4세경영체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만큼 그룹의 줄기가 될 주력 사업들을 추리고 있다.
LG그룹 각 계열사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에 힘을 쏟자는 구광모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2019년 들어 10여 건에 이르는 사업개편을 추진했다.
LG전자는 2019년 4월 적자사업인 스마트폰사업부의 효율화를 위해 생산거점의 이전을 결정했다. 연료전지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고 수처리 자회사 자회사 하이엔텍과 LG히타치워터솔루션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2019년 3월 말 LCD 소재사업을 정리하고 올레드(OLED) 소재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EP)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올레드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독일 바스프 EP사업부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사업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조명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고 LG이노텍은 기판소재사업부의 고밀도다층기판(HDI)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LG화학 등 5개 계열사는 미국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저스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 가상현실(VR), 바이오 분야 등 스타트업에 1900만 달러 규모의 자금도 투자했다.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 가상현실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 어메이즈브이알(AmazeVR),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기술 보유 스타트업 옵토닷(Optodot) 등 미래기술과 관련한 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는 2019년 4월4일 미국 연구개발(R&D) 석·박사 인재 유치를 위한 ‘LG 테크콘퍼런스’ 참석 차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가던 길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 들러 운영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기도 했다.
지주회사 LG도 사업 경쟁력 높이기와 일감 몰아주기 대응을 위해 판토스와 서브원 매각, LGCNS 지분 정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LG는 서브원 매각대금과 이미 들고 있던 순현금을 더해 6천억 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를 활용해 자체사업 또는 전장 관련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가 자체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현재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며 “자체사업을 꾸리지 않더라도 전장 관련 추가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 전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LG그룹 총수로 지정받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5월15일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통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59곳을 발표하면서 LG그룹 동일인(총수)을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에서 구광모로 바꿔서 지정했다.
동일인은 대기업집단을 공식적으로 대표한다. 공정위는 동일인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계열사 범위를 결정해 공정거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G는 지주회사체제이고 LG를 지배하면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라며 “구광모 회장은 LG 대표이사이자 최대 출자자이기 때문에 LG 동일인으로 지정했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구광모는 공식적으로 LG그룹을 대표하는 총수가 됐다.
구광모는 대기업집단 동일인 가운데 최연소이기도 하다.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로 한진그룹 동일인에 오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보다도 나이가 두 살 적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첫 시무식 주재
구광모는 2019년 1월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새해 모임’을 열었다.
LG는 “31년 동안 LG 신년모임이 열렸던 여의도 LG트윈타워가 아닌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시무식이 열린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구광모가 개최한 첫 새해 모임은 소탈하고 실용주의적 구광모의 경영방식에 맞게 격식을 가능한 배제하고 진지하지만 활기찬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기존에는 트윈타워 강당 앞에서 정장 차림을 한 회장단과 사장단이 임원진과 순차적으로 악수를 했으나 이번에는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의 임직원들이 서로 자유롭게 새해 인사를 건넸다.
새해 모임을 LG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클로이’와 사내방송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한 점도 눈에 띄었다.
구광모와 임직원들은 ‘고객가치 창조를 향한 LG의 꿈과 도전’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면서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개발(R&D)단지로 구광모는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LG그룹의 미래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경영진들과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외부 수혈로 그룹 미래 책임질 새 성장사업에 힘 실어
구광모는 LG그룹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재와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구광모는 2018년 11월28일 연말인사에서 전사적 외부 수혈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전장’과 ‘오픈 이노베이션’에 방점을 찍었다.
우선 전장사업과 관련된 임원인사만 지주회사 LG에 1명, LG전자에 1명이 투입됐다.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부사장을 LG 자동차부품팀장 자리에 앉힌 데 이어 은석현 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전무를 LG전자 VS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했다.
구광모는 이번 외부 인사의 영입을 통해 적자구조의 전장사업 전략을 새로 짜고 내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광모의 이런 결정은 전문성이 떨어진 사업부에는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를 투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LG전자 한 계열사의 임원은 “구 회장은 내부 인화만을 내세운 기조로는 급변하는 사업환경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결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광모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맡을 ‘실무 오른팔’ LG 경영전략팀장에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를 낙점하며 외부기술과 지식을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 전략의 의지도 나타냈다.
구광모는 취임 이후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크고 작은 기업들과 협업 없이는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에서 살아남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홍 사장은 평소 내부 기반의 연구개발과 함께 외부와의 협업, 협력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광모의 경영철학에 발맞춰 전사적 성장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인재 수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구광모는 각 계열사에 외부 전문가 영입을 포함한 차기 경영진 육성계획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해진다.
△연말인사 마무리로 4세경영 가속화
구광모는 2018년 11월28일 취임 뒤 첫 정기인사를 통해 ‘안정’과 ‘변화’ 모두에 무게를 실었다.
6인의 부회장은 박진수 전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제외한 모두가 자리를 지켰고 실무 책임자는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새롭게 채워졌다. 박 전 부회장만 외부 인사인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으로 교체됐다.
재계에서는 구광모가 취임한 이후 단행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의 원포인트 인사나 외부인사 영입 등을 미뤄봤을 때 연말인사의 폭이 클 것이라고 바라봤으나 예상과 달리 구광모는 5인의 부회장을 재신임했다.
이런 결정은 아직 LG그룹이 변화보다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보고 단기 실적보다 미래 준비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사업현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전략을 짤 수 있는 부회장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실무 임원진 인사에서는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하고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혁신’에 중점을 뒀다.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와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김이경 전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 등 3명의 외부 인사를 LG에 대거 발탁해 그룹의 콘트롤타워를 보강했다.
홍범식 사장은 LG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고 김형남 부사장은 자동차부품팀장을, 김이경 상무는 인사팀 인재육성담당을 각각 맡았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은 1년여 만에 MC사업본부를 내려놓고 융복합사업개발부문 부사장만을 담당하기로 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도 김진용 부사장이 이끌게 됐다. 전장사업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만큼 좀 더 발빠른 성과를 내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LG디스플레이 CPO(최고생산책임자)와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지낸 정철동 사장이 박종석 사장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LG는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인재육성 등 지주회사의 역할을 강화하며 계열사의 사업과 미래 준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경영진에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2019년 3월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어워즈(Awards)’를 열고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지분 상속해 LG 최대주주에 올라
구광모는 2018년 11월2일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LG 주식 11.3%(1945만8169주) 가운데 8.8%(1512만2169주)를 상속해 LG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로써 구광모의 LG 지분율은 6.24%에서 14.72%로 높아졌다.
구 전 회장의 나머지 지분은 장녀 구연경씨와 차녀 구연수씨가 각각 2.01%(346만4천 주), 0.51%(87만2천 주)씩 상속했다.
구광모와 상속인들은 9215억 원의 국내 최대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 동안 나누어 납부하기로 했다. 구광모 본인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이 가운데 7천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구광모는 2018년 11월29일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536억 원을 냈다.
LG그룹은 “상속인들은 국내 역대 상속세 납부액 가운데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LG 주식 상속세를 관련 법규를 준수해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회장 취임
구광모는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회장에 취임했다.
구 전 회장은 2018년 5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에 따라 구 전 회장의 아들로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된 구광모가 회장 자리를 물려받게 됐다.
만 40세로 나이가 많지 않고 상무 직급을 유지하고 있던 구광모가 곧바로 회장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6월29일 LG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이 결정됐다.
다만 구광모는 그동안 LG그룹 총수가 맡아왔던 LG연암문화재단 등 네 곳의 공익법인 이사장은 맡지 않았다.
구광모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7월2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LG 온라인 게시판에 “고객가치 창조, 인간 존중, 정도경영이라는 선대 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해 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구광모는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특별수행원단으로 참여하고 10월 부회장들로부터 사업보고를 받는 등 그룹 총수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2019년 1월에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청와대 신년회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과 함께 4대그룹 총수로서 참석했다.
이 외에 4대그룹 총수들과 함께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7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만났다.
△경영수업 활동
구광모는 임원 승진 후 LG 신사업팀, LG전자 B2B사업본부 등에서 경영활동을 했다.
구광모는 2018년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2018’에 참여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등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챙겼다.
이 외에도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시장을 두루 누비면서 사업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힘썼다.
구광모는 2017년 말 임원인사에서 LG전자 B2B사업본부의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올레드 사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관련 신사업을 이끌었다.
이전에는 LG 시너지팀에서 그룹 전체 사업을 아우르는 동시에 신사업을 발굴하는 안목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LG 시너지팀은 2012년 그룹 차원에서 새롭게 만든 조직이다. 사업부나 본부 등을 없애고 모두 팀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5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개발팀과 통합했다.
시너지팀은 그룹 주력사업의 시너지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현안을 파악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여겨졌다. 사업개발팀과 통합으로 신사업 발굴의 역할도 수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