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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사업의 빗장을 언제쯤 열 수 있을까?
금강산관광 길은 올해로 7년째 막혀있다. 그러나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사업 재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현대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데다 현대상선 등 계열사의 경영실적도 크게 개선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도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남북한 정부도 경제협력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금강산 관광사업에도 봄볕이 들지 주목된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3월 시부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4주기 기일을 앞두고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의지를 피력했다.
현 회장은 상공의 날 최고의 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자리에서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받았던 같은 상을 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금강산 관광이 7년 넘게 답보상태에 빠졌는데 금강산관광이 다시 열리는 것을 기원하기 위해 건배사는 ‘열려라! 금강산’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주력사업인 금강산 관광사업은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중단된 지 7년이 흘렀다.
현 회장에게 금강산 관광사업의 의미는 각별하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인 동시에 남편인 정몽헌 회장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현 회장이 현대가의 적통을 이어받는다는 점에서 대외적 상징성도 크다.
현 회장은 지난해 세 차례나 북한을 다녀오는 등 금강산 관광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외상황뿐 아니라 현대그룹 내부적으로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현 회장이 현대그룹 구조조정에 주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 구조조정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상당부분 벗어났다. 올해 1분기 현대상선을 5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는 감격도 맛봤다.
현대상선은 연결기준으로 1분기에 영업이익 42억 원을 기록했다. 현 회장이 지난해 현대상선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한 데다 저유가로 연료비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1분기 44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긴 했으나 지난해 1분기 828억 원에 비하면 그 폭을 크게 줄였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순항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1분기 매출 3029억 원, 영업이익 289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6%, 55.4% 늘었다.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으며 영업이익률도 9.54%를 기록했다.
주력계열사들의 실적호조에 힘입어 현 회장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 힘을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외환경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현 회장이 사업재개에 나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남북한 정부와 민간차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북한은 대외경제분야 협력을 이끌어내는 정책들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올해 대외경제분야의 주요정책으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금강산지구 개발계획도 들어있다. 금강산지구는 원산시에서 남쪽으로 107km에 위치한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일대 2500여ha에 이른다. 북한은 이곳에 공항과 철도 등 기반시설 비용을 포함해 78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금강산관광 등 대외경제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당장 현대그룹이나 남한정부와 화해의 물꼬가 트일지는 미지수다.
북한의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관계자는 지난 15일 현대그룹과 금강산관광 계약파기와 관련해 여전히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였다.
이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한 우리와 현대그룹과의 계약과 합의가 파기된 것은 전적으로 괴뢰패당의 동족대결과 관광파탄책동 때문”이라고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 정부 안에서도 대북정책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했다.
규모는 적었지만 정부가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함에 따라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시작으로 경제협력분야에서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차원의 대북 경제협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아직 구체적 방안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정부당국과 협의를 거쳐 사무소를 내는 방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전경련의 이런 구상은 남북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전경련은 비공식 경로를 통해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