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박 전 회장은 중앙대학교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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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15일 업무상 배임과 사립학교법 위반,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2005년 두산그룹 형제의 난 이후 10년 만이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성실하게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 2008년부터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해 오다 최근 사임했다.
박 전 회장은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앙대학교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간호대 인수 등 주요 사업을 주도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박범훈 전 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중이다.
박 전 수석은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중앙대학교 사업추진을 도왔다. 그 대가로 박 전 수석은 두산으로부터 두산타워 임차권과 상품권, 공연후원금 등 1억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뭇소리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두산 계열사가 18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낸 것과 박 전 수석이 2013년 두산엔진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도 박 전 회장과 박 전 수석 사이 유착정황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박 전 회장과 박 전 수석은 2008년 중앙대학교 기부금 100억 원을 학교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받았다. 검찰은 이런 회계처리가 학교에 손실을 입힌 것으로 보고 두 사람에게 사립학교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혐의도 적용할 방침을 세웠다. 당시 박 전 수석은 중앙대 총장이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박 전 회장이 조사를 받으러 들어갈 때 중앙대 학생 두 명이 박 전 회장의 왼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이 학생들은 “박용성 이사장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