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18년 2월18일 인도 뭄바이 BKC(벤드라 컬라 콤플렉스, Bandra Kurla Complex)에서 열린 ‘마그네틱 마하라슈트라 컨버전스 2018’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효성> |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조현준은 수소경제나 분산전원 등 정부가 이끄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서 효성그룹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계획의 중심에 있다.
효성중공업은 아파트 브랜드 ‘효성해링턴플레이스’를 앞세워 건설부문에서 두각을 보여 왔는데 송변전설비나 에너지저장장치 등 사업을 진행하는 중공업부문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2019년 3월13일 효성중공업은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삼화콘덴서 등 16개 기관 및 기업과 함께 한국전기연구원과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기술(HVDC)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까지 120킬로볼트(kV), 200메가와트(MW)의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목표 달성에 탄력이 붙은 셈이다.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은 기존의 전류형 송전 기술이나 교류송전 기술과 달리 전력의 양방향 교환이 가능해 분산전원에 특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정부가 육성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발전은 모두 석탄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보다 소규모로 전압형 고압직류송전설비에 기반한 분산전원 구축이 요구된다.
효성중공업은 12킬로볼트, 20메가와트의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스태콤(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에 활용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5년 인도 전력청과 파나마 송전청으로부터 3천만 달러(350억 원가량) 규모의 스태콤 설치사업을 수주해 2016년 사업을 마쳤다.
2018년 2월에는 제주도 풍력발전 실증단지에 기술을 적용해 소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과 연계된 실증까지 마쳤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관련 설치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경제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월8일 수소충전소 설치를 위한 민간 특수목적법인 ‘하이넷’이 법인 설립을 마쳤다. 효성중공업을 포함해 현대자동차, SK가스 등 모두 13개 회사가 하이넷에 참여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수소충전소 28곳 가운데 12곳을 설치한 공사실적 1위 회사이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3분 급속충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준은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도 수소경제의 바람을 타고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2월11일 효성첨단소재는 전라북도 전주의 탄소섬유공장을 증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468억 원을 들여 연 2천 톤 생산량을 연 4천 톤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높아 고압가스의 용기를 만드는 데 쓰인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를 수소연료탱크 제조회사에 납품하는 한편 2015년부터 시내버스용 압축천연가스 고압용기를 직접 만들며 수소연료탱크까지 직접 개발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 따르면 수소연료탱크시장은 2030년까지 120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체제 확립을 위한 유상증자와 지주사 지배력 강화
조현준은 효성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한 첫 단계로 지주사 효성의 상장 자회사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효성은 2018년 11월28일부터 같은 해 12월17일까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는 효성이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4개 상장 자회사의 주주들로부터 기명식 보통주를 현물로 출자받는 대신 효성이 기명식 보통주를 신주로 발행해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상증자 결과 효성은 기존 5.26%만큼 확보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효성중공업 32.5%, 효성첨단소재 21.2%, 효성티앤씨 20.3%, 효성화학 20.2%까지 늘리게 됐다.
지주사가 계열사 지분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효성그룹이 확실한 지주사체제를 갖추게 된 셈이다.
남은 과제는 지주사 효성이 들고 있는 효성캐피탈 지분 97.15%를 처리해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는 금융·보험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으며 주식 처분을 위해 2년의 유예기간을 받는다.
△유상증자 통한 지주사 지배력 확대와 계열분리 밑그림
조현준을 포함한 오너 일가도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해 오너 가문의 지주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현준의 효성 지분율은 14.9%에서 21.9%로,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의 지분율은 12.2%에서 21.4%로 높아졌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10.2%에서 9.4%로 낮아졌다.
조현준과 조현상 사장의 지분 격차가 줄어 형제의 그룹 공동경영체제가 강화됐다.
그러나 공동경영체제 이면에 계열분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준은 효성의 섬유PG장을 9년 동안 지냈고 조현상 사장은 효성의 산업자재PG장을 거쳤다.
따라서 미래에 조현준이 스판덱스사업을 담당하는 효성티앤씨를, 조현상 사장이 타이어코드 등 산업자재를 담당하는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삼아 계열분리를 실행할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조현준은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의 지분을 각각 14.59%씩 들고 있었는데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효성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효성첨단소재 지분 전량을 효성에 넘겼다.
조현상 사장은 두 회사 지분을 12.21%씩 들고 있었는데 효성티앤씨 지분을 효성에 모두 넘겼다.
결국 조현준과 조현상 사장은 지주사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각자 계열분리 주축이 될 회사들을 향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주축이 될 회사로부터 손을 턴 셈이다.
△지주사체제 전환 결정
효성은 2018년 4월2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계획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계획이 진행된 결과 효성그룹은 지주사 효성 아래 사업회사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놓이는 지주사체제를 갖추게 됐다.
2018년 6월1일을 분할기일로 인적 분할이 이뤄졌으며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은 2018년 7월13일 재상장됐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사장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효성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할 것”이라며 “4개 사업회사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영 효율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으로, 인도로 멈추지 않는 해외진출 발걸음
조현준은 인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시장에 일찍부터 진출해 입지를 다진 뒤 새 시장으로 발을 넓혀 신흥시장 선점을 노리는 것이다.
2018년 2월18일 조현준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직접 만나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2019년 공장이 완공되면 효성티앤씨 스판덱스의 인도시장 점유율이 기존 60%에서 7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조현준은 바라본다.
조현준은 효성중공업의 에너지저장장치와 스태콤 사업도 인도 현지에서 진행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인도의 소비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6720억 달러 수준인데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인도 소비시장의 규모가 2025년 4조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경제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조현준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월18일 국민은행은 인도에 첫 지점을 열었는데 효성 인디아 법인이 첫 계좌고객이 됐다. 이는 인도시장 선점을 향한 조현중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효성의 베트남 법인들은 이미 효성의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나 다름없다.
조현준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열을 올리던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의 인건비 상승을 염려하며 베트남을 새 투자처로 점찍고 2007년 베트남 년짝 공단에 효성 베트남법인을 세우며 진출을 본격화했다.
2015년에는 베트남법인 바로 옆 부지에 효성 동나이법인을 설립해 효성티앤씨 스판덱스와 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 생산의 중심지로 키워냈다.
2018년 2월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효성화학의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시설을 지어 폴리프로필렌 생산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베트남 꽝남성에 새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생산기지를 추가로 짓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효성의 베트남 법인들은 효성그룹의 주력 4개회사인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의 생산설비가 모두 포진해 2018년 매출 2조 원을 낸 글로벌 전진기지가 됐다.
△신사업 육성 의지, 갤럭시아 소그룹
조현준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핀테크 등 효성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2015년 3월 전략본부 아래 미래전략실을 만들고 산하에 신사업팀을 신설했다.
연예와 엔터테인먼트사업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통해 스포츠매니지먼트회사인 IB스포츠에 투자했고 IB스포츠는 IB월드와이드로 이름을 바꿨다.
2015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상호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IB월드와이드는 갤럭시아SM으로 다시 이름을 변경했다. 갤럭시아SM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사업을 결합한 '스포테인먼트'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게임사업에도 관심을 보여 2015년 2월 범LG가 3세인 구본호 전 범한판토스 부사장과 손잡고 게임회사 액션스퀘어 지분 5.21%를 120억 원에 취득했다. 조현준과 구 전 부사장은 IT사업에 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구 전 부사장이 3월 사기혐의로 피소되면서 주춤하게 됐다.
조현준이 신사업 육성의지를 다져 본격화한 것이 바로 갤럭시아 소그룹이다. 갤럭시아그룹은 효성그룹 안에 있는 또 하나의 기업집단인데 조현준이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친정체제를 갖춰놓은 IT계열사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특히 효성ITX와 갤럭시아컴즈가 부동산관리회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통해 갤럭시아그룹 내에 있는 10여 곳의 계열사들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갤럭시아그룹을 조현준의 효성 지배력 확대를 위한 자금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갤럭시아그룹 내에 상장사만 3곳이 넘는데 이런 곳에 조현준의 지분이 상당해 앞으로 이런 지분을 팔아 효성 지분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공업 부문 실적 안정과 2017년 부진
조현준이 중공업PG를 맡은 뒤 실적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공업부문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저가수주와 제품납기 지연 등에 따른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해 2010년부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2011~2013년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하지만 조현준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2014년부터 중공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중공업부문은 2014년에 4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5년에는 1522억 원, 2016년에는 18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현준이 선별적 수주와 새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체질을 개선한 결과 효성그룹에서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의 역할을 하는 사업부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효성 중공업부문은 2017년 영업이익 654억 원을 내며 부진했다. 전년보다 65.4% 줄었다.
△영업이익 1조 원 시대와 스판덱스사업
조현준이 2007년부터 스판덱스사업에 공을 들여 효성의 외형을 키우는 데 역할을 했다.
스판덱스는 섬유산업의 반도체로 불릴 만큼 화학섬유업계에서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제품이다. 수영복과 스타킹 등 신축을 필요로 하는 의류에 사용되며 탄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높은 기술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높다.
효성은 1992년에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를 독자적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5년에는 ‘크레오라’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았고 2010년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현준은 스판덱스사업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16년에 유럽과 중동에서 스판덱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대비해 300억 원을 들여 생산량을 늘리기로 하는 등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섬유박람회 등에도 참석해 효성의 자체 브랜드 크레오라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효성은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맞이했는데 스판덱스사업의 실적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