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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직원 최저연봉 7만달러로 통일, 어떤 일이 벌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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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 프라이스 그래피티페이먼츠 CEO |
미국의 한 CEO가 연봉의 90%를 삭감하고 직원들에게 최저 7만 달러 이상 연봉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댄 프라이스 그래비티페이먼츠 CEO가 그 주인공이다.
소득격차가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주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프라이스 CEO의 행동을 두고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프라이스 CEO가 직원들에게 7만 달러 연봉을 보장한 데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보도했다. 많은 임금은 직원을 나태하게 하고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 언론인 러시 림보는 “프라이스 CEO의 시도는 완전한 사회주의”라며 “MBA에서 이 사례를 연구해 사회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패트릭 로저스 노스캐롤라이나 A&T주립대 부교수는 “프라이스가 단기적 행복을 키워도 생산성을 높이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이애나 퍼치고트-로스 맨해튼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직원은 받을만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NS 등에서 프라이스를 지지하는 여론이 뜨겁다. 프라이스 CEO의 행동에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공감한 CEO는 100여 명 이상이며 그래비티페이먼츠에 3500 명의 구직자가 몰려들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팀 케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경제학자는 “프라이스 CEO의 훌륭한 조치는 직원들의 이직을 줄이고 사기를 높여 더 훌륭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신용카드 결제서비스회사인 그래비티페이먼츠의 오너이자 CEO인 댄 프라이스는 13일 새로운 임금방침을 발표했다. 120명의 모든 직원의 연봉을 앞으로 3년 이내에 최소 7만 달러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연간 수익은 200만 달러 수준인데 직원 평균연봉은 4만8천 달러다. 프라이스 CEO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올려주기 위해 지난해 100만 달러를 받았던 연봉을 직원들과 같은 수준인 7만 달러로 삭감했다.
프라이스 CEO는 2004년 대학교 1학년인 19세 때 회사를 창업해 매출 1억5천만 달러, 순수익 220만 달러 규모의 회사로 키워냈다. 2010년 미국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가상을 수상하고 백악관에 초청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등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로 꼽힌다.
프라이스 CEO가 최저연봉을 7만 달러로 정한 것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이론에 근거했다. 카너먼 교수는 연봉이 오를수록 직원들은 행복해지지만 연봉이 7만5천 달러를 넘으면 만족도 증가속도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프라이스 CEO는 심각한 소득불균형 문제를 회사에서부터 바로잡기 위해 직원들의 연봉을 올리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이 회사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라이스 CEO는 연봉을 많이 받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라이스 CEO는 스스로 연봉을 삭감하는 것 외에도 회사 순수익의 75~80%를 인건비로 돌릴 계획을 세워놓았다. 프라이스 CEO는 미혼이고 회사의 주주는 자신과 형뿐이기 때문에 이를 실천할 수 있었다. 프라이스 CEO는 “형은 신중한 반응이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득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는 사원 대비 2238배의 연봉을 받았으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사원 대비 2012배의 연봉을 받았다.
로렌스 엘리슨 오라클 CEO, 스티븐 몰렌코프 퀄컴 CEO,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각각 1183배, 1111배, 1073배의 연봉을 받았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지난해 미국기업 CEO들의 직원 대비 연봉 비율이 1965년 20배에서 2013년 295.9배로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심하지 않지만 CEO와 일반직원 연봉 사이에 상당한 격차를 나타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직원 대비 142.8배의 연봉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제철에서 받은 연봉도 직원 평균 연봉의 132.8배였다. 30대 기업 CEO와 직원 연봉 평균 격차는 35.9배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