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핀테크기업에 저장된 거래내역을 통해 대출심사를 받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핀테크기업과 금융회사의 협업을 통한 5가지 혁신금융 서비스가 시험 가동된다.
 

금융위원회는 ‘지정대리인’으로 신청된 서비스 9건을 심사해 5건을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지정대리인제도는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핀테크기업에 위탁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시범 가동해보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규제 샌드박스와 달리 현행법에 근거가 없거나 금지되면 승인이 불가된다.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5건은 신용대출·동산담보대출·보험 등 여러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나 온라인플랫폼,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사례다.

금융위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토스'에서 5만~100만 원 상당의 소액대출을 신청하면 토스가 보유한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반의 실시간 대출심사를 통해 SC제일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심사해 지정했다. 

핀테크기업 '팝펀딩'이 IBK기업은행과 제휴해 이커머스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현재 판매 중인 재고자산과 장래 매출채권을 활용한 담보 대출심사 시스템 등도 운영한다.

이 밖에 '마인즈랩'이 현대해상과 함께 음성봇을 활용해 신청 및 접수단계부터 보험계약대출의 심사 및 실행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서비스와 보험계약 완전판매 모니터링서비스도 제공한다.

농협중앙회와 연합한 핀테크기업 '핑거'는 대출심사에 필요한 고객의 정보를 간단하게 수집해 대출심사 절차를 최소화하면서도 심사 일관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크레파스솔루션'은 신한카드와 함께 금융정보가 부족한 해외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비금융 빅데이터를 분석을 통한 대출심사 및 카드발급 심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은 최대 2년 동안 해당 서비스를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시험에 성공하면 핀테크기업은 이 서비스를 금융회사에 매각하거나 직접 인가를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제3차 지정대리인 지정작업도 시작한다.

금융위는 3월4일부터 5월7일까지 지정대리인 신청을 받는다. 특히 이번부터는 자본시장 분야에서 지정대리인제도 운영을 시작한다. 금융투자회사도 핀테크기업에 본질적 업무 위탁이 가능하게 되는 등 제도 운영범위가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12일에는 서울창업허브에서 핀테크기업을 대상으로 지정대리인 제도설명회를 연다. 핀테크지원센터 홈페이지와 핀테크산업협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5차까지 예정돼 있는 만큼 분기별로 10여 개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하겠다”며 “혁신적 시도는 많고 다양할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지정대리인제도와 관련해 금융사고 책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점을 놓고는 사전에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 모두에게 강력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