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애초 2019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봤지만 이런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 |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올해도 고전할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이날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10곳 가운데 9곳이 롯데쇼핑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증권사 10곳이 낸 롯데쇼핑 목표주가의 평균은 23만1500원이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롯데쇼핑 관련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주가 평균은 26만357원이다. 롯데쇼핑 목표주가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상장된 뒤 전개했던 거의 모든 사업에서 실패했다”며 “롯데쇼핑의 2018년 4분기 실적을 보며 롯데쇼핑이 과거 투자를 잘못한 데 따른 부실을 모두 반영해 수익성이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던 판단이 성급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2018년 4분기에 영업이익 903억 원을 냈다. 2017년 4분기보다 73% 줄어든 것인데 이를 놓고 차 연구원은 ‘실적쇼크’라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은 중국 할인점을 모두 매각했지만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사업 등 본업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2018년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 할인점 매각에도 본업의 개선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됐다”며 “롯데쇼핑 주가가 오르려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이 높아지고 판매관리비를 더 아껴 고정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대규모로 할인점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이 사업은 그동안 실적을 갉아먹는 골칫거리가 됐다.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2017년 말 112곳이었던 할인점을 2018년 모두 팔거나 폐점하면서 사업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이 2019년을 실적 개선의 원년으로 삼게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사장으로서는 증권사의 이런 전망에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내면서 다른 사업부의 부진을 일부 만회해주는 버팀목 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까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의 구매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바뀌는 만큼 할인점 일반상품과 백화점 잡화상품의 판매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방경기가 침체하고 부동산경기도 둔화하면서 지방점포 매출 비중이 큰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 개선 흐름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 ▲ 롯데백화점 이미지. |
강 사장은 롯데백화점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전문가로서 비슷한 연배의 롯데백화점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롯데쇼핑의 실적부진과 중국사업 철수 등에도 불구하고 2019년도 인사에서 재신임 받았다.
강 사장은 롯데쇼핑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옴니채널’을 구현하는 데 힘쓰고 있지만 당장 실적 부진을 막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구현한 쇼핑환경을 말한다. 신 회장이 수년 동안 강조한 사업방향이다.
강 사장은 2018년 5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 이커머스사업 전략 및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새 성장동력인 온라인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지금의 문제는 소비자가 전통 유통채널을 떠나는 것인데 이번 온라인사업 전략을 통해 이런 고민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옴니채널을 구현하기 위해 e커머스사업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이 사업부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돈을 벌기보다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8월부터 e커머스부문이 롯데쇼핑에 합병되며 분기 1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반영되기 시작한 점도 향후 수익 추정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양대축으로 유통과 화학사업을 꼽았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이끌고 있는 롯데쇼핑이 흔들리고 있다. 강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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