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고른 흥행으로 2018년 실적 호조
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등 주요 계열사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18년 한국투자금융지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4조 원 이상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 4983억 원을 거뒀다. 자기자본이익률 역시 11.2%로 유일하게 10%를 넘기며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불확실한 글로벌 증시 상황 속에서 위탁매매, 자산관리, 투자은행, 자산운용 등 전반적으로 고른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부동산 및 대체투자 방면에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그러나 2018년 4분기 지주 산하 헤지펀드,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일부 계열사들이 부진한 투자 실적을 보인 점은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 산하 헤지펀드는 키아라캐피탈은 중국 인프라법인 전환사채를 전액 상각하면서 835억 원의 손실을 봤고 한국투자파트너스 역시 보유자산 평가손실이 400억 원에 이르렀다.
△한국투자금융그룹 대대적 인사
김남구는 2018년 연말 인사에서 정일문 사장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국투자증권을 10년 넘게 이끌었던 유상호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정일문 신임 사장이 오랜 기간 투자금융(IB)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히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하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남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설립된 지 처음으로 ‘2인 부회장’체제를 열고 지주사에 힘을 실어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역할을 강화했다.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이 2018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오너 2세’인 김남구와 함께 지주사 경영을 맡게 됐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사업 흥행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따내며 발행어음 흥행에 성공했다.
금융사가 자체신용을 바탕으로 일반투자자에게 파는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발행어음이라고 하며 단기 금융업은 발행어음의 매매와 중개 등을 하는 업무를 말한다.
한국투자증권의 2018년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3조8천억 원이며 2019년부터 매년 2조 원씩 늘려 2020년까지 누적 잔액 8조 원을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두 번째로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이 1조5천억 원을 웃도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과 함께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3월 유일하게 단기 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글로벌사업 확대에 박차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홍콩 자회사에 4억 달러(약 4556억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홍콩 법인의 자기자본은 1천만 달러(약 112억 원)에서 대폭 늘어나게 됐다.
김남구는 홍콩을 중심으로 두고 아시아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투자사업을 벌일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홍콩 법인은 한국투자증권의 현지법인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홍콩 법인은 우선 ‘해외 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하고 회사 고유 계정으로 채권,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이후 점차적으로 해외 대체투자상품 등 투자금융(IB)사업을 벌일 계획을 세워뒀다.
김남구는 2018년 하반기 서울대 채용설명회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주요 무대는 아시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카카오뱅크 등 계열사 호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벤처캐피탈 회사 가운데 1등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카카오뱅크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8년 2538억 원을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해 가장 투자 규모가 컸다. 2위인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투자액이 1천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시행으로 카카오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돼 한국투자금융의 자본 확충 부담을 덜고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분기에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
김남구는 이전부터 은행 인수 등 증권업 외에 금융업에 관심을 뒀는데 계열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몸집을 더욱 불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2017년 9월7일 서울대학교에서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출범
김남구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출범하는 데 기여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K뱅크)의 뒤를 이은 제2호 인터넷은행이며 2018년 말 기준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카카오뱅크의 주주사를 살펴보면 한국투자금융지주 58%로 최대주주고 카카오, 카카오 10%, KB국민은행 10%, SGI서울보증 4%, 우정사업본부 4%, 넷마블 4%, 이베이 4%, 스카이블루(텐센트) 4%, 예스24 2% 등 9곳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7년 4월 카카오뱅크가 은행업 본인가를 받으면서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에 이어 5번째 은행지주로 전환했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와 간편한 계좌 개설절차 등에 힘입어 2018년 1월 계좌 개설 가입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도 계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8년 3월8일 카카오뱅크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전체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중 지분율 58%만큼 2900억 원을 투자했다.
|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2018년 9월11일 고려대학교 100주년 기념 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
△우리은행 과점주주 참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6년 우리은행의 지분 4%를 인수하며 과점주주로 참여했다.
정부는 우리은행을 민영화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 등을 추진했지만 실패하면서 2015년 7월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 뒤 2016년 11월에 7개 금융사에 과점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4%의 지분율을 낙찰받았다.
금융권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김남구는 2017년 9월 서울대학교 채용설명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우리은행의 잔여지분을 인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생애주기펀드시장 진출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에 생애주기펀드(TDF)시장에도 첫 진출했다. 김남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은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에 1호로 가입했다.
김남구는 “계속되는 저성장 기조와 늘어난 기대수명으로 투자의 장기 성과는 더욱 중요하게 됐다”며 “이번 생애주기펀드는 이런 투자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대기업집단 지정
한국투자금융그룹은 2009년 처음으로 공정위로부터 자산 5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첫 지정 당시 5조3510억 원의 자산규모는 2013년 6조1290억 원까지 커졌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기준이 10조 원으로 상향되면서 2014년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됐다.
2016년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이 신설되면서 자산 8조3310억 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고 2017년 자산 10조7360억 원으로 다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됐다.
2018년에는 자산이 11조9630억 원, 계열사 수는 30개까지 늘어났다. 2009년 46위였던 대기업집단 순위는 24위까지 올랐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독립과 성장
김남구는 2004년 동원금융지주를 맡아 동원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동원그룹은 동생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물려받았다.
그 뒤 자회사였던 동원증권보다 덩치가 컸던 한국투자증권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인수에 성공한 뒤 합병하는 과정에서 동원금융지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통합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베트남펀드를 내놓은 데 이어 유전펀드와 철강펀드 등 새 상품을 내놓고 자기자본 투자와 부동산금융, 기업공개 등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며 투자 전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새 성장모델을 찾아내 키워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은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증권업과 자산운용업, 선물업, 종금업, 신탁업 등 5개 업종의 겸영을 허용하는 제도다.
5개 업종을 하나의 업종으로 통합해 미국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같은 투자금융(IB)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됐다.
다른 증권사보다 한발 앞서 준비했던 만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은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순이익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계의 불황 속에서 일궈낸 성과로 인위적 인력 감축 없이 다각화한 수익구조를 통해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03년 매출 4808억 원에서 2018년 매출 8조 원대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도 적자 307억 원에서 흑자 6224억 원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