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 해 매출이 1조 원을 넘는 국내 제약회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정도에 그친다.
▲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24일 증권가는 종근당이 2019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종근당이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겠지만 이런 투자효과가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종근당이 2019년 매출 1조317억 원, 영업이익 79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4% 늘어나는 것이다.
종근당의 2018년 매출은 9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매출 1조 원 달성은 회사의 성장을 보여주는 한 지표일뿐 아니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신약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다는 측면에서 제약업계에서 의미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종근당이 2019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면 1941년 창립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을 내는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의 역사는 100년에 이르지만 매출 1조 원을 낸 제약회사가 나온 것은 불과 5년 전이다. 2014년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종근당은 2013년 11월 투자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존속법인 종근당홀딩스와 의약품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종근당으로 인적분할된 뒤 2015년부터 4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종근당의 꾸준함이 결실을 맺는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2019년 하반기 대장암 치료제 ‘CKD-516’의 국내 임상3상을 시작하고 2세대 빈혈 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CKD-11101’의 일본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종근당의 바이오의약품 부문 이중항체 신약인 ‘CKD-702’도 미국에서 전임상 단계를 마쳐 2019년 하반기 국내에서 임상1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의약품사업은 첨단기술이 집약된 분야로 특허기술의 보호장벽이 높고 새로운 의약품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기술 우위에 따른 독점력이 강하고 부가가치가 높다.
또 연구개발의 결과가 사업적 성과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가 곧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종근당은 해마다 연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또 연구인력과 연구개발 투자비용을 더욱 늘려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종근당은 연구개발비로 2016년 매출의 12.28%, 2017년 11.19%, 2018년 3분기까지 11.56%를 투자했다. 연구개발 인력도 2018년 11월 기준으로 박사 74명, 석사 265명 등 모두 492명에 이른다.
종근당은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모두 42건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종근당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은 신약 연구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며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제약회사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평가하는 하나의 수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종근당은 아직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내고 있어 사업영토 확장이 필수적이다.
종근당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을 거점으로 삼고 아시아와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을 세웠다.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회사 오토(OTTO)와 합작회사 ‘CKD-OTTO’를 세우고 2016년 인도네시아 현지에 생산시설을 만들기 시작했다.
합작공장에서 항암제와 면역억제제 등 수출 전략 의약품을 시작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제조와 판매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 단계의 신약들을 바탕으로 해외 기술수출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종근당이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등 기존 대형 품목들의 매출 고성장세가 2019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종근당은 2019년부터 그동안 진행해온 신약 연구개발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