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맨 앞)이 2018년 11월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차이나'의 두산인프라코어 부스에서 5G 원격제어 기술을 사용해 인천공장에 있는 굴삭기를 직접 움직이고 있다. <두산> |
△신사업 성장의 의지
박정원은 2019년 1월8일~11일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2019(CES 2019)’에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을 파견했다. 박지원 부회장은 2년 연속 CES를 참관했다.
동현수 두산 사업부문 부회장과 형원준 두산그룹 최고디지털경영자(CDO) 사장,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사장이 박지원 부회장과 동행했다.
단순히 최신 기술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두산이 진행하고 있는 전지박과 연료전지 등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라는 판단 아래 그룹의 최고 경영진들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은 2019년 신년사에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이라며 전지박과 연료전지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지목했다.
전지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CES에 전시된 전기차들이 관찰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의 연료전지사업은 개질기를 수소차 충전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최근 드론용 수소연료전지로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디지털 혁신 강조
박정원은 2018년 11월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차이나’를 참관한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며 “첨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혁신과제들을 계속해 추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자”고 말했다.
박정원은 이날 이현순 두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 동현수 두산 사업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건설기계 산업의 트렌드를 확인했다.
상하이 전시장의 두산인프라코어 부스에서 원격제어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공장에 있는 굴삭기를 직접 작동하며 기술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박정원은 최근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에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해 전통적 기업 운영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이다.
△드론용 연료전지로 신사업 폭 넓혀
박정원은 드론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두산이 신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사업의 폭을 드론용 연료전지까지 넓혔다.
두산은 2018년 9월6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드론 전시회 ‘2018 인터드론’에서 자체 개발한 드론용 연료전지팩을 처음 공개했다.
2018 인터드론에서 두산의 드론용 연료전지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기존 드론용 배터리들은 비행시간이 30분 정도에 머무르는 수준인 반면 두산이 선보인 드론용 연료전지팩은 수소용기를 1회 충전하는 것으로 2시간 이상을 비행할 수 있어 효율 면에서 기존 제품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시범사업과 실증작업을 거친 뒤 2019년 상반기부터 드론용 연료전지팩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IT시장 조사기관 한국IDC는 글로벌 드론시장이 2019년 14조 원가량에 이르며 2022년까지 연 평균 30.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은 2016년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을 설립해 드론용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했다. 앞서 2014년 확보한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활용해 고효율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한국 중국 고위급 기업인 대화에 참석
박정원은 2018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국국제교류센터(CCIEE)와 함께 한국과 중국의 정계, 재계의 교류를 위해 마련한 행사다.
사드보복으로 한동안 두절됐던 한국과 중국 사이 재계 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데에 의의를 둔 행사였다.
△2018년 상반기 실적 호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가능성
두산은 2018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540억, 영업이익 7891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22.3% 늘어난 것으로 두산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은 2017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5852억 원, 영업이익 1조1799억 원을 거뒀다. 2013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두산 자체사업의 성장과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호실적에 힘입은 것이다. 2018년에는 연료전지사업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 자체사업은 2017년 매출 2조9731억 원, 영업이익 2441억 원을 냈는데 2016년보다 매출은 28.8%, 영업이익은 97.5% 늘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건설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실적을 늘렸다. 2017년에 전년보다 34.6% 늘어난 660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지박, 협동로봇 등 신사업 추진
박정원은 앞으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지박을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전지박은 2차전지의 필수 소재 가운데 하나다.
2018년 7월 두산은 헝가리 터터바녀산업단지에 전지박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안에 착공해 2019년 하반기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장은 연 생산량 5만 톤 규모로 지어지는데 전지박 5만 톤은 전기차 22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박정원이 미래 먹거리로 2015년부터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해 키워온 협동로봇 사업은 2018년부터 성과가 나오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7년에 양산체제를 갖춘 뒤 일진그룹에 납품하기로 하면서 첫 거래처를 확보했다.
박정원은 2018년 6월 독일에서 열린 ‘오토메티카 2018’에 참석해 지엘엠, 아이넥스 등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와 협동로봇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협동로봇시장은 2018년부터 연 평균 68%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로보틱스는 2022년에는 협동로봇 9천여 대를 팔아 매출 3천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연료전지사업의 시장 안착
박정원이 두산 회장을 맡을 때부터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연료전지사업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두산은 연료전지부문에서 2018년 상반기에만 84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2018년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국내 연료전지시장을 독점했던 포스코에너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2018년 8월에는 충청남도 서산에 세계 최초로 지어지는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소에 연료전지 114대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박정원은 2014년 당시 포스코에너지가 독점하고 있던 연료전지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미국 클리어엣지파워와 국내 퓨얼셀파워를 품에 안는 등 적극적 인수합병 전략을 펼치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두산은 인수합병을 통해 인산형 연료전지(PAFC)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두산은 2017년 5월에 64MW(메가와트) 규모의 인산형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준공하며 연료전지사업의 생산과 판매, 시공까지 전 부문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체제를 구축했다.
△두산밥캣 상장
박정원은 2016년 11월에 자금조달을 위한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두산밥캣 상장을 마무리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두산밥캣 지분을 66% 보유하고 있었고 두산엔진은 지분 11.8%를 들고 있었다.
두산밥캣은 2016년 7월 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해 본격적 상장작업에 들어갔다. 두산밥캣 시가총액은 당시 4조~5조 원 안팎으로 평가받았는데 두산그룹이 상장을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 1조 원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밥캣은 한 차례 연기 끝에 공모물량을 줄이고 공모가도 낮춰 11월 중순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두산밥캣 상장으로 2500억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두산그룹이 애초 기대했던 자금조달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
두산밥캣 상장 후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규입 규모가 그룹이 계획했던 수준을 하회하는 등 높은 유동성 부담이 지속되면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산건설 경영
박정원은 2005년부터 두산건설에서 일했는데 2009년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경영을 전면 지휘했다.
하지만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여파로 국내 건설업계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두산건설의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두산건설은 2011년 영업손실 2601억 원, 2012년 영업손실 4491억 원을 봤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개선되는 듯 보였지만 2015년 다시 3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참여와 두산중공업의 일부사업부 양도를 통해 두산건설을 지원했지만 두산건설은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2010년대 들어 대규모 적자로 휘청인 것은 불과 한 해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산건설의 경영이 계속 개선되지 못한 점은 박정원에게 뼈아픈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박정원이 그룹 회장에 오른 2016년 두산건설은 매출 1조2746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박정원은 그룹 회장이 된 후에도 두산건설 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 사업
박정원은 2004년 일본 혼다와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입차 판매시장에 뛰어들었다가 2012년 철수했다.
당시 두산뿐 아니라 SK와 GS, 효성, 코오롱 등에서도 오너일가의 2~4세 경영인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수입차사업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경쟁양상을 보였다.
박정원은 당시 두산그룹의 핵심축인 두산 상사BG를 통해 수입차사업을 벌였다.
사업 초기에는 과거 볼보와 딜러사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혼다 판매에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사업 진출 첫 해인 2014년에 두산은 수입차사업에서 영업이익 11억9천만 원을 냈다.
하지만 이는 박정원이 그동안 다져온 네트워크를 활용한 착시효과였다는 평가가 이듬해부터 불거졌다.
두산은 2015년 수입차시장에서 영업손실 9700만 원을 냈다. 두산그룹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입차시장의 경쟁 심화 등으로 제대로 된 실적을 내기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원은 2006년 혼다차를 판매하는 두산모터스 대표이사를 유지했으나 실제 판매 업무는 다른 인사에게 일임한 채 지주회사 업무에만 전념했다.
두산그룹은 2012년 수입차 판매사업에서 최종적으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