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대표이사에 다시 선임됐지만 단단히 곤욕을 치렀다.
엔씨소프트 경영참여를 노리는 넥슨보다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났다. 소액주주들은 넷마블게임즈 지분 매입, 윤송이 사장의 승진 등을 따지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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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김 대표는 결국 표대결을 거쳐 대표이사에 겨우 선임될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27일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재무제표 승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사의 임기 3년 연장, 이사보수 한도 승인 3건을 주주들의 투표로 의결했다.
최대주주인 넥슨에서 한경택 CFO, 김정욱 전무 등이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김정욱 넥슨코리아 전무는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주주로서 엔씨소프트의 기업활동을 우려하고 있다”며 “넷마블게임즈와 주식 교환과 협업이 진지한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넷마블게임즈 주식 교환건을 결정하는 과정과 관련한 구체적 자료를 투명하게 주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무는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에 대해 “찬성한다”며 “좀 더 경영에 매진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소액주주들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평소 30분 안팎에서 마무리되던 주주총회가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소액주주들은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높은 가격에 매입한 점,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사장의 승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의 헐값 매각, 프로야구단 창단 등을 들며 김택진 대표를 몰아붙였다.
한 주주는 “김택진 대표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넷마블과 지분교환을 하면서 상식 이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라며 “윤송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야구단을 창단하는 등 김택진 대표의 개인 취미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개인주주는 “야구단을 만들자마자 주가가 떨어졌고 엔트리브소프트 인수도 실패했으며 넥슨과 지분 제휴 이후 주가가 반토막이 났을 뿐 아니라 지금 경영권이 위태로운 지경”이라며 “그동안 김 대표의 경영 판단중에서 제대로 된 게 뭐가 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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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택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 |
김 대표는 넷마블게임즈 투자와 관련해 “넷마블은 지속적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로 넷마블 투자는 매우 잘 한 결정”이라며 “세부자료 일부는 두 회사의 경영상 이슈로 공개하지 못하지만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는 또 윤송이 사장 승진과 관련해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으며 모바일시장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려고 사장에 임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NC다이노스 운영과 관련해 “야구단 운영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3800억 원을 투자해 넷마블게임즈의 신주 9.8%를 인수하고 엔씨소프트 자사주를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소액주주주들이 계속 김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하자 결국 표결에 붙여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은 참석 주식수 1165만주 가운데 1096만주 찬성, 69만주 반대로 가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