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사임
안용찬은 12년만에 제주항공 경영에서 손을 뗀다.
2018년 12월5일 돌연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안용찬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2년가량 남아 있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안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환갑이 되는 해에 퇴임하는 것을 목표했다는 뜻을 밝혔다”며 “제주항공의 실적이 좋아 박수를 받는 지금이 스스로 계획했던 은퇴 시기와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사임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항공업계에서 고공비행을 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밝힌 사임 의사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연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고 최근에는 단일 기종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애경그룹이 장영신 회장의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 승계가 굳어진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안용찬이 자리를 비켜주기로 결심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일부에서 나온다.
안용찬은 12월 말까지 직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제주항공 연 매출 1조 원 가시화
제주항공은 2018년 연 매출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1년부터 매년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2018년 3분기까지 연간 누적 매출은 9419억 원, 영업이익은 958억 원이다. 2012년 연간 매출 3416억 원, 영업이익 22억 원보다 각각 276%, 4355% 성장했다.
제주항공이 2018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다면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공격적 노선 확대 전략을 통해 유가 상승 등의 악재를 극복하고 실적 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됐다.
△노선과 기단 공격적 확대
안용찬은 제주항공의 노선과 기단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안용찬은 지속적으로 제주항공의 양적 팽창을 강조해왔다. 2015년 1월 제주항공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2020년까지 40대의 항공기를 60개 노선에 띄우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안용찬은 2018년 노선 확대 목표를 초과해 달성했으며 기단 확대도 목표에 근접했다.
항공기는 2015년 초 17대에서 2018년 말 39대로, 국제선 노선은 20개에서 70여 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2018년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MAX 50대 구매계약을 맺었으며 인천~일본 가고시마 노선을 시작으로 인천~중국 옌타이, 무안~일본 오사카, 인천~중국 하이커우 등 신규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기단과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경쟁이 심화하는 저비용항공업계에서 수요를 선점하고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 공급 확대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기업공개(IPO) 성공 견인
안용찬은 2015년 11월 제주항공을 국적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안용찬은 2012년 8월 금융 전문가 최규남 전 이스트게이트 캐피탈 매니지먼트 한국법인 대표를 제주항공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본격적 기업공개 준비에 들어갔다.
시초가는 공모가인 3만 원보다 65% 높은 4만9500원에 형성됐다. 상장 첫 날 시가총액은 1조2461억 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9716억 원)을 넘어섰다.
12월18일 기준 제주항공의 주가는 3만3천 원, 시가총액은 8700억 원이다. 시가총액은 1조 원 아래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상장 항공사 중 대한항공에 이어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주항공 애경그룹 알짜 계열사로 육성
안용찬은 2006년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에 오르면서 처남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을 도와 제주항공의 경영을 맡았다. 제주항공은 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시작된 사업이다.
제주항공은 2006년 첫 취항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누적 730억 원의 적자를 봤지만 안용찬과 채 부회장은 오히려 애경그룹의 역점사업이었던 면세점을 팔아 제주항공에 1100억 원을 수혈하는 강수를 뒀다.
안용찬과 채 부회장의 ‘올인’으로 제주항공은 201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2016년 매출 기준 애경그룹 전체 계열사 가운데 2위에 오르며 알짜 계열사로 자리를 잡았다.
제주항공은 2009년 3월 국내와 일본 국적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정기 노선을 취항하기도 했다.
안용찬은 2012년 2월 제주항공 경영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2017년 7월 애경그룹의 부문체제가 폐지되면서 생활항공부문장을 맡고 있던 안용찬은 다른 분야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제주항공 경영에만 집중했다.
△ 애경산업 흑자 전환
1995년 애경산업 사장으로 취임한 뒤 적자를 내던 애경산업을 흑자로 돌려세웠다.
애경산업 사장 취임 뒤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브랜드는 과감히 철수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없애는 등 내실 위주의 경영을 펼쳤다.
‘1등 브랜드만 살리겠다’는 안용찬의 경영 방식은 ‘브랜드 죽이기’라고 불리며 파격적 시도로 평가받았다. 안용찬은 몇몇 브랜드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퇴출하는 대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에 판촉비와 마케팅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안용찬은 결국 애경산업 사장 취임 10년 만에 매출 202% 성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부채비율은 취임 초 800%가 넘었으나 2005년 200%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