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이 싱가포르항공으로부터 제주항공에 대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에 기업공개를 할 예정인데, 안 부회장은 기업공개 이전에 투자를 받아 제주항공의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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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
제주항공이 투자받게 되면 저비용항공사에서 벗어나는 성장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제주항공 지분 약 20%를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애경그룹과 협상하고 있다.
협상은 지난해 말에 시작돼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주식시장(K-OTC)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6957억 원 가량으로 지분 20%는 1400억 원 규모다.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AK홀딩스는 이날 제주항공에 대한 싱가포르항공의 지분투자에 대해 현재 검토중이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싱가포르항공은 싱가포르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제주항공에 대한 지분투자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제주항공이 싱가포르항공으로부터 투자받을 경우 기업공개의 흥행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5천억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2012년 22억 원에서 지난해 295억 원으로 2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5.8%로 준수한 편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제주기점 국내선 여객수송 점유율에서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거의 비슷해졌다. 지난 1월을 기준으로 두 항공사와 차이가 3%포인트도 나지 않는다.
제주항공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17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올해 6대를 새로 도입하고 2대를 반납해 올 연말까지 모두 21대를 보유하는 계획을 세웠다.
싱가포르항공이 투자할 경우 제주항공의 중장거리 노선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항공은 37개국 102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고 보유 항공기도 100대가 넘는다.
제주항공은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인천~괌 노선에 취항한 데 이어 1월부터 부산~괌 노선도 취항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자회사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69.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제주도와 산업은행이 각각 4.5%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