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 도입
이상훈은 2018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사내이사에 오르며 이사회 의장에 선임돼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장을 맡던 권오현 회장이 2017년 10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자 사외이사 추천을 받아 이상훈을 차기 의장으로 내정했다.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상훈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며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당시 이상훈은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었는데 직책을 후임자에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서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김기남 사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대표이사는 사업에 집중하고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대표이사와 분리해 전문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의 권한과 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훈이 이사회 의장에 오를 때 삼성전자는 외국계 기업 CEO 출신과 여성, 반도체 전문가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변화도 추진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3명의 대표이사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대규모 쇄신 인사를 실시한 만큼 경험이 많은 이상훈이 신임 대표이사를 돕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상훈은 이사회 의장으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와 공익단체 지원 등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안건 의결을 주도하면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그룹 '얼굴'로 이재용 공백 메워
이상훈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뒤 삼성그룹의 대표 역할을 잠시 도맡았다.
이상훈은 2017년 11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 현대차, SK 등 5대 그룹 주요 경영진과 만나는 자리에 삼성그룹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상훈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내정된 뒤 처음 공식 석상에 나선 만큼 앞으로 삼성그룹 대표 역할로 전면에 나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 기자들은 이상훈에게 앞으로도 삼성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을 것인지 물었고 이상훈은 “그건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2018년 2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석방되면서 이상훈은 더 이상 삼성그룹 대표로 나서지 않게 됐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으로 공식행사에 종종 모습을 보인다. 2018년 5월 김상조 위원장과 10대 그룹 간담회에 이상훈이 참석하리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윤 부회장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후 대표하는 인물이 계속 바뀌었다. 2017년 6월에 4대 그룹 경영진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만날 때는 권오현 회장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주주 환원정책 강화
이상훈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며 현금배당 등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0월 이사회에서 앞으로 3년 동안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현금배당 규모를 기존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새 주주 환원정책을 의결했다. 현금배당 규모를 기존 연간 4조 원 수준에서 2017년 4조8천억 원, 2018년부터 3년 동안 연간 9조6천억 원 정도까지 늘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상훈은 새 주주 환원정책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가치 높이기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다”며 “회사의 경쟁력 확보와 기업가치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발표한 현금배당 규모가 기존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새 주주 환원정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내 증권사들은 앞으로 3년 동안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에 모두 70조 원가량을 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계획 무산돼
이상훈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지주사 전환 계획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삼성전자가 2016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도 처음으로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하지만 2017년 2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이상훈은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작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이후 이상훈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주주들과 약속한 사항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검토할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에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여론을 의식하다 삼성전자는 결국 2017년 4월에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 ▲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왼쪽)이 2017년 11월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5대 그룹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전자 비용 절감 통해 실적 방어
이상훈은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을 겪던 2014년부터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에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IT 관련된 제품 수요가 줄어 D램, LCD 패널 등 주요 부품가격이 약세를 보인 탓에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영업이익률도 2014년 13%에서 2015년 9%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상훈은 인력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경영지원부문 인력의 10%를 감축했고 스포츠 관련된 후원 규모도 대폭 줄였다. 판매 관리비도 2015년에 연간 2조 원 정도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에 원가 절감과 조직 효율화, 해외 영업조직 정비 등으로 상반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봤다.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는 메모리반도체의 강력한 호황이 실적 급성장을 이끌어 결국 완전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상훈은 2014년에도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를 총괄하던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성과가 떨어지자 해체를 결정했고 B2B(기업간거래)센터도 쪼개 각 사업부로 이관했다. 해마다 수억 달러의 비용을 쓰던 글로벌마케팅실(GMO)도 축소하고 최소한의 예산만 쓰도록 했다.
이상훈은 2012년에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로 이동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정체될 조짐을 보이자 이상훈을 비용 효율화의 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