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실적 부진
장세욱은 부진한 동국제강 실적으로 구조조정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10월12일 뉴스핌 기자에게 “매년 명예퇴직으로 6~7명 인력을 줄여왔는데 올 연말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2018년 7월 차장과 부장급 24명의 명예퇴직을 진행했는데 연말에도 추가 인력 감축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동국제강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와전된 것”이라며 “인력조정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장세욱은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4분기 후판 가격 인상에 성공했고, 판매도 늘어나 실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2018년 상반기에 매출 2조6172억 원, 영업이익 3269억 원을 냈다. 2017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56.6%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봉형강의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데다 후판사업도 적자를 냈다.
△2018년 업무 효율성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
장세욱은 2018년 7월1일자로 동국제강의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사업본부체제에서 기능별 조직체제로 조직구조를 개편했다.
각 사업본부에서 영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영업본부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조직은 영업본부, 전략실, 재경실, 인재경영실, 구매실 등 1본부4실로 운영되게 됐다. 영업본부는 열연영업, 냉연영업, 마케팅 담당으로 나뉘며 각 사업장은 공장장을 중심으로 한 생산전문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구매본부, 봉강본부, 형강본부, 후판본부, 냉연사업본부, 지원실, 전략실 등 5본부2실로 구성돼 있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조직을 단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영업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존 사업본부 체제에서 기능별 조직체제로 바꿨다”고 말했다.
인사에서는 기존 후판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김연극 전무가 최고운영책임자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영업활동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대표이사는 맡지 않는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 장선익 이사는 비전팀장에서 경영전략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세주 회장 수감 중 빈틈 없이 경영 메워
장세욱은 형인 장세주 회장을 대신해 동국제강 수장을 맡았다.
장 회장은 2015년 5월 횡령,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경기도 여주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18년 4월 가석방됐다.
장세욱은 장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5년 1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동국제강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장 회장과 남윤영 사장이 2015년 6월 동국제강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장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동국제강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속적 구조조정으로 수익기반을 마련하면서 2018년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2017년 10월23일 만기 도래한 회사채 2천억 원을 현금으로 상환하면서 2014년 말 기준으로 남아있던 공모사채 1조1700억 원을 모두 갚았다.
장세욱은 2018년 8월 이한균 전 SK네트웍스 회계실장을 재경실장(상무)으로 영입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겼다.
동국제강이 CFO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은 재무구조 약정을 책임하면서 외환은행 출신 임원을 선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장세욱이 재무 구조 안정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여겨진다.
동국제강이 2015년 1월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에 장세욱의 ‘색깔’이 짙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장세욱은 동국제강 대표를 맡기 전까지 4년 동안 유니온스틸 사장을 맡았다.
동국제강은 이전까지 봉형강, 후판 등 B2B 성격이 강한 제품을 주로 생산해온 반면 유니온스틸은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을 주력으로 생산했던 회사였기 때문에 계열사로 묶이면서도 사업영역이나 사내 분위기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후판 수요산업인 조선업계가 불황을 겪은 탓도 있지만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품은 뒤 컬러강판은 봉형강사업과 함께 동국제강의 양대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뿐 아니라 동국제강의 사내 분위기 역시 유니온스틸처럼 소통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통을 강조하는 장세욱의 친근한 경영방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24년 연속 ‘무파업 임금협상’
동국제강은 24년 연속으로 파업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동국제강 노사는 2018년 1월26일 인천제강소에서 2018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열었다. 1994년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뒤로 쭉 노사 대립없이 임금협상을 이뤄내고 있다.
동국제강은 노조와 2018년 임금협약을 타결하면서 협력회사의 경영과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22개 사내 협력회사에게 동반성장 지원금으로 현금 1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박상규 동국제강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동국제강은 재무구조 개선, 신용등급 상향 등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면서 “노사 상생의 전통으로 동국제강의 재도약을 이끌어나가자”고 말했다.
△고로 프로젝트 마무리
동국제강은 2017년 3월 당진 공장에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생산한 슬래브를 입고하며 고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창립 62년 만에 고로를 보유하게 됐다.
동국제강은 1954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간 철강기업으로 창립 당시부터 고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에 일관제철소인 브라질 CSP제철소를 완공하면서 그 목표를 달성했다.
동국제강은 2012년 브라질 철광석회사 발레, 포스코 등과 함께 CSP제철소 건립에 착수했다. 자본금 25억 달러, 장기 차입금 30억 달러 등 모두 55억 달러가 투입됐다. 브라질 발레가 50%, 동국제강이 30%, 포스코가 20%의 자본금을 냈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 창업자인 고 장경호 회장, 2대인 고 장상태 회장,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까지 이어진 집념의 결실로 알려졌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2016년 6월10일 용광로 화입을 시작했고 8일 만에 첫 슬래브를 생산했다.
연간 생산능력 300톤 가운데 100만 톤은 수출하고 나머지는 당진 후판공장, 포스코, 발레에 공급한다. 동국제강은 CSP의 슬래브를 사용할 경우 후판사업부문에서만 100억 원 상당의 원가 절감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2018년 2분기에 첫 흑자를 냈다. 당초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2019년 말 영업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으나 생산체계 안정과 업황 호조에 힘입어 흑자 전환 예상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겼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CSP제철소가 2018년 초에는 적자를 냈지만 2분기 들어 그런 적자를 메우고도 남을 만큼 이익을 내고 있다”며 “슬래브(철강 반제품) 시황이 좋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없는 한 2018년 연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흑자 기조 안착
장세욱이 단독 대표를 맡은 뒤 동국제강은 구조조정을 진행해 몸집은 줄었지만 수익성을 높이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장세욱 부회장 취임 전인 2014년 동국제강의 연결기준 매출 6조 원, 영업손실 204억 원, 순손실 2925억 원을 냈다. 조선, 건설 등 철강을 수요로 하는 업종의 침체로 제품 판매 감소와 단가 하락이 이어졌으며 매출이 줄고 수익성도 떨어졌다.
장세욱이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고 2년 만인 2016년에 동국제강은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2570억 원, 순이익 489억 원을 냈다.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매출이 1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0.3%에서 5.1%로 개선됐다.
후판 생산을 조절한 것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동국제강은 2015년 포항 2후판공장을 폐쇄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간재인 슬라브를 직접 만들었지만 동국제강은 이를 외부에서 조달해온 만큼 가격경쟁을 버텨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현재 당진에서 고급 제품 위주로 연간 150만 톤의 후판만 생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재무구조도 좋아지면서 2016년 6월2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졸업했다.
2014년 연결기준 24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16년에는 177%까지 낮췄다. 2014년 말 연결기준 4조3694억 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2016년 3조1천478억 원으로 1조 원 가량을 줄였고 차입금 의존도를 49%까지 낮췄다.
사옥인 페럼타워를 매각하고 포스코 등 보유했던 상장주식을 처분해 5천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유니온스틸에 새바람 불어넣어
장세욱은 무겁고 보수적 분위기를 깨기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그는 유니온스틸 재직 당시부터 소통경영으로 화제를 모았다. 페이스북에 ‘유니온스틸 소통방’을 만들어 400여 명의 직원들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유니온스틸 사장으로 취임한 뒤 줄곧 ‘컬러 경영’을 밀었다. 유니온스틸이 유색 강판을 주로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기업의 경영에도 색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시 명함에 QR코드를 넣은 점도 화제를 모았다. QR코드를 명함에 새겨 스마트폰으로 바로 유니온스틸 홍보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장세욱이 유니온스틸 사장이 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들과 저녁식사였다. 가나다 순서대로 8명씩 조를 나눠 300여 명의 직원 모두와 저녁을 함께했다.
유니온스틸 사장 시절 매달 하루를 ‘캐쥬얼 데이’로 정해 자율복장 출근을 시도했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철강업계에서 파격적 시도로 불렸다. 이날 모든 회식을 금지하고 전 직원을 5시 전에 강제로 퇴근하게 했다.
월요일 아침 본사 사원이나 대리급 직원들을 통근차량에 태워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월요일이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을 2013년 8월부터 44주 동안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당시 “우리 직원들이 어디 살고 어떤 교통수단으로 출근하는지, 집은 어떻게 구했으며 취미는 어떤 것인지 인사정보 서류만으로 알 수 없던 것들을 알게 돼 즐거운 출근길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니온스틸 재직 당시 회색이던 작업복을 푸른색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기업문화의 일신을 위해 작업복 교체부터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