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산가 탈세 겨냥
한승희는 대기업 자산가의 탈세 행위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8년 신년사에서 전체 세무조사 건수를 점차 줄이되 대기업, 대재산가, 고소득층의 지능적 탈세에 조사 역량을 집중해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을 세웠다.
연초부터 수도권의 집값이 치솟자 관계부처와 협의해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변칙 상속과 증여 등 세금 탈루가 의심되는 거래에 고강도의 자금 출처를 조사했다. 2018년 8월에도 부동산 과열의 징후가 나타나는 지역의 자금 출처 조사를 강화할 방침을 내놓았다.
2018년 1월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통해 비정기 세무조사의 비중과 인력을 점차 줄이기로 했다. 대신 대기업 공익법인과 하도급 불공정거래에 관련된 탈세 등을 철저하게 보기로 했다.
2018년 하반기에는 대기업 공익법인 200곳의 탈세 혐의를 전수조사하기로 결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정기 세무조사 선정 기준을 만들 계획도 세웠다.
2018년 4월 고액 예금을 보유한 미성년자 등 세금 탈루 혐의가 있는 사람 268명과 경영권 편법승계 혐의를 받는 법인 40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2018년 하반기에도 고액 전세금 등의 탈루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을 세웠다.
2018년 5월부터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팀이 권고한 교차 세무조사의 규정 상세화 등을 담은 조사 사무처리 규정 개정안을 시행했다. 교차조사는 지역에 연고가 있는 회사와 지역 세무공무원의 유착을 막기 위해 관할이 아닌 다른 지방청에서 세무조사를 하는 방안을 말한다.
2018년 7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세청장들과 만나 역외탈세와 관련된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것에도 뜻을 모았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세정체제를 개편하고 과세 인프라도 확충할 방침을 내놓았다.
한승희는 대기업 자산가 탈세에는 엄정하게 대응하지만 중산층과 서민의 납세 행정은 지원한다.
2018년 4월1일 출범한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기능과 납세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증가한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는 ‘일자리 안정자금’ 알림이로도 나섰다. 중소상공인을 위해 납기를 연장하거나 징수를 미루는 등의 지원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한 끝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569만 명을 대상으로 2019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가상화폐의 과세 기준을 마련하는 일에도 계속 힘쓰기로 했다.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수수료에 법인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면서 거래소의 소득 누락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도 약속했다.
| ▲ 한승희 국세청장(앞줄 가운데)이 2018년 10월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세청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국세청장 취임 후 부동산 탈세 잡고 조사권 남용 사과
한승희는 2017년 6월29일 제22대 국세청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변칙 상속과 증여를 엄단하고 과세 형평성과 성실납세를 이끌어낼 방침을 내놓았다.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에 발맞춰 서울 강남과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사들인 588명에게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해 탈세 혐의가 확인된 261명에게 581억 원을 추징했다.
탈루 행위의 세무조사 영역을 대기업, 다국적기업, 프랜차이즈기업 등으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변칙 상속과 증여를 검증하는 태스크포스팀도 만들었다.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던 과거 세무조사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이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국세청이 조사권을 남용한 정황을 확인해 사과했다.
2017년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세청장들과 만나 역외탈세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대기업 회장단과 만나 세무조사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성실납세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의 ‘당근’도 약속했다.
취임 초기부터 가상화폐에 과세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관련 논의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국세청장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서울지방국세청장인 한승희를 차관급에 해당하는 국세청장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는 “한승희는 투철한 공직관과 윤리 의식으로 세정 전반에 풍부한 경험, 전문성, 조직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성실신고 지원을 통해 국가재정을 확보하고 공평과세를 실현해 낼 국세청장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2017년 6월26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정책 위주로 무난하게 진행됐다. 청문회 자리에서 한승희는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편법상속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에 관련된 과세를 강화할 계획도 내놓았다.
청문회 다음날인 6월27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바로 채택됐다.
△국세청 조사국 진두지휘
2012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서울국세청 조사4국, 2013년 4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본청조사국장으로 재직하며 역대 가장 많은 세무조사 추징금을 거뒀다.
한승희는 세정지원 업종과 중소상공인에게는 세무조사를 유예하거나 낮은 조사비율을 유지했지만 대기업이나 재산가의 편법, 변칙적 부의 축적, 대물림 행위는 조사하고 과세했다.
특히 국부를 유출하거나 역외탈세 등의 고질적 탈세를 놓고 엄격한 조사를 단행하고 과세하는 세무 환경을 만들었다고 평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승희가 재직하던 박근혜 정부 시절 상장기업의 연 평균 세무조사 추징액은 4천억 원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의 약 7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가장 많은 국세 추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효성으로 2013년에 세무조사를 시작해 모두 3652억 원이 추징됐다.
당시 국세청은 디지털포렌식 기법, 문서감정,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첨단 세무조사를 도입했다. 효성그룹 세무조사에 참여한 한 세무공무원은 당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공판에 출석해 “디지털포렌식이 아니었다면 세금 포탈을 적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타 선언 공표
2013년 국제조세관리관 재임시절 아시아국세청장회의(스가타, SGATAR)를 열어 회원국 간의 공조를 다지는 '스가타 선언'을 공표했다. 스가타 선언은 역외탈세를 놓고 국제공조 의지 확인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국세청장과 7개 국제기구 대표 등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일본, 중국, 호주, 홍콩 등 16개 아시아 지역 국세청장들이 만장일치로 이 선언을 채택했다.
| ▲ 한승희 국세청장(왼쪽)이 2018년 10월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국세청장-대한상의 회원사 간담회장'으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첫 한국은행 세무조사 실시
한승희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이뤄진 한국은행 세무조사에 참여해 해박한 지식과 논리로 엄정한 세무조사를 했다.
1998년 이건춘 국세청장 시절 시행된 한국은행 등 40여 개 공기업 세무조사는 IMF 외환위기를 맞아 세수 확보가 절실한 상황과 맞물려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승희는 당시 서울국세청 조사1국 사무관으로서 한국은행 세무조사를 엄격히 집행했고 영어와 회계 논리에도 능통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건춘 당시 국세청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영어도 잘하고 회계 논리도 해박한 한승희가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펼치자 한국은행 담당자들이 꽤나 놀라워했고 이 조사가 한국은행이 자체 구조조정을 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7전8기 행시합격
한승희는 7전8기 끝에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전임 임환수 청장과 학번이 같으나 행시 기수는 33회로 5년이 늦다.
한승희는 1982년 대학교 2학년 때 행정고시 1차에 합격했지만 연달아 2차에 낙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안팎에서 ‘늦깎이 고시생’이 역전홈런을 쳤다는 말이 나왔다.
합격이 늦어지면서 아픔을 겪은 만큼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커져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