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JW중외제약이 전문의약품 사업에서 수익성을 회복하며 신약개발 기업으로 전환을 본격화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
함은경 각자대표이사는 신약개발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탄탄해진 재무 체력을 토대로 삼아 통풍치료제를 시작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실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 함은경 JW중외제약 각자대표(사진)가 올해 통풍치료제 연구개발 성과 내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올해를 신약개발사 전환의 분기점으로 삼고 연구개발 성과 가시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문의약품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가 자리 잡은 만큼 올해 그동안 준비해온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를 시장에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JW중외제약은 4월까지 통풍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JW1601)’의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투약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임상 주요 지표(톱라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질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JW중외제약이 자체 개발해 상업화 단계에 가장 근접한 핵심 신약 후보물질인 만큼 임상 결과에 따라 신약 개발사로 전환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은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을 국내에 도입해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회사의 주요 제품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도 2003년 일본 닛산화학에서 도입한 품목이다.
신약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리바로를 기반으로 고지혈증 및 고혈압 복합제(리바로젯, 리바로하이) 개량신약으로 발전시킨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약 개발사로 입지를 굳히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입 상품의 영업 환경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원래는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최근에는 구조적으로 고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흐름을 살펴볼 때 통풍치료제가 상업화 단계에 안착한다면 JW중외제약은 단순한 전문의약품 유통 중심 회사에서 신약을 보유한 연구개발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함은경 대표의 책임도 그만큼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함 대표는 지난해 12월 JW중외제약의 새 각자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됐다. 기존 신영섭 대표는 영업·마케팅 사업을 담당하고 함 대표는 연구개발(R&D)과 관리 등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함 대표는 1986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한 뒤 40년 동안 개발팀장과 수액마케팅팀장 등을 거쳤으며 이후 JW바이오사이언스와 JW메디칼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로 그룹 안에서 기술과 연구개발 기반 사업에서 주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JW중외제약의 바이오 신약 연구 조직인 C&C신약연구소 대표이사를 맡아온 그는 2025년 3월 사내이사로 합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 JW중외제약(사진)이 올해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신약개발사로 전환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회사가 신약개발 성과 창출에 얼마나 강한 의지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JW중외제약은 통풍치료제를 시작으로 탈모치료제, 표적항암제, 전립선암 치료제 등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에 올려두고 있다.
탈모치료제의 경우 최근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치고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도 신청한 상태다.
통풍치료제인 에파미뉴라드의 성과가 확인된다면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시장의 평가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함 대표의 입지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함 대표에게 긍정적인 지점은 회사의 재무 여건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JW중외제약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748억 원, 영업이익 936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13.3% 증가한 것으로 전문의약품 사업의 수익성이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JW중외제약은 전문의약품에서 매출 6366억 원, 일반의약품에서 매출 493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전문의약품 매출은 9.1% 증가한 반면 일반의약품 매출은 4.5% 줄었다.
JW중외제약이 기록한 영업이익은 국내 제약회사를 상위권과 중위권으로 가르는 기준인 영업이익 1천억 원에 거의 근접하는 성과이기도 하다.
신약이 없는 중견 제약사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이익 규모 1천억 원을 매출 1조 원과 비슷한 의미로 간주하기도 한다.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하지 않고도 중·대형 임상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 체력을 확보했다고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 등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AI 신약개발 플랫폼 고도화, 자체 기술을 넘어 외부의 혁신 기술과 결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R&D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