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정치

김종인 윤석열 ‘킹메이커’로 등판하나, 역할 놓고 국민의힘 미묘한 기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11-07 06:3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선거에서 또 킹메이커 역할을 맡게 될까?

여·야 대선후보 대결구도가 확정되면서 김 전 위원장의 움직임에 시선이 몰리고 있지만 그의 역할론을 두고 야권 내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5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인</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6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킹메이커’로 등판하나, 역할 놓고 국민의힘 미묘한 기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7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체제로 전환된 국민의힘에서 정치활동을 다시 시작할 시점이 임박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윤석열 후보로 결정되기 전부터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내비쳐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는 취지의 실언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도 “전두환을 찬양한 것은 아니지 않나.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감쌌다.

게다가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당내 인사들 여럿이 윤 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접점이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김 위원장을 대선 선대위로 데려오겠다고 거듭 의지를 보였다. 이 대표는 10월2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과 만나서 나눈 얘기를 전했다.

이 대표는 “대선 본선에서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있다면 어떻게 조정해야 될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인터뷰가 있기 이틀 전 김 전 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물론 대선후보가 결정됐기 때문에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당무우선권은 당대표에서 대선후보로 넘어갔다.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는 데는 윤 후보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윤 후보로서도 김 전 위원장 영입을 반길 이유가 많다. 김 전 위원장이 여려 차례 선거에서 전략가로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편에 서서 당선에 기여한 바 있다.

2016년 20대 총선 무렵에는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민주당을 원내 1당에 올려놓았다. 당시 민주당 의석은 123개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122석)보다 1석 더 차지했다.

총선 승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2017년 20대 대선의 승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김 전 위원장의 공로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많다.

김 전 위원장의 진가가 다시 분명히 드러나게 된 계기는 올해 4월 재보궐선거다. 지난해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의 참패한 뒤 존폐의 기로에 섰던 국민의힘을 맡아 당을 재건한 것은 물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여·야 대선후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구도를 고려하면 국민의힘이 김 전 위원장에게 다시 손을 내밀 이유가 많은 셈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나 윤 후보 측 모두 김 전 위원장의 역할론이나 당내 역할분담 문제와 관련해 행동이 조심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다. 대선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이나 대선 이후의 지분 쟁탈이 벌어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로서는 김 전 위원장의 도움이 천군만마처럼 요긴하게 느껴지겠지만 한편으로는 김 전 위원장이 상왕으로 군림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윤 후보가 검사생활만 하다 대선에 뛰어든 정치신인인 만큼 정치권에서 가장 노회한 인물인 김 전 위원장의 존재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적지 않다.

기존의 캠프인사들로서도 김 전 위원장이 갑자기 들어와 강력한 권한을 쥐고 캠프를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을 게 분명하다.

김 전 위원장도 그 나름대로 실권없는 ‘얼굴마담’이 되거나 승리를 거두고 난 뒤 버려지게 되는 처지가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에게는 그가 기여했던 18대 대선, 20대 총선이 끝난 뒤 몸담았던 둥지에서 쫓겨나듯 떠났던 기억이 남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올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박수를 받으며 비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긴 했지만 이 때도 당내 중진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은 자리를 떠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국민의힘을 두고 ‘아사리판’이라고 거칠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하면 김 전 위원장이 대선판에 뛰어들었을 때 야권 내 알력은 계속해서 심화할 수 있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이 1940년 출생의 고령인 만큼 그가 중심이 된 야권 내 권력쟁투를 논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현재 야권의 권력지형을 보면 김 전 위원장이 자의든 타의든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꽤 크다는 시선도 나온다.

야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 이후 주류 계파나 세력이 사실상 소멸한 상태가 한동안 지속됐다.

20대 대선은 야권이 정권교체에 성공하든 여권에 재집권을 허용하든 야권 내 권력지형이 격변하는 계기가 될 공산이 많다. 그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소환될 수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른바 ‘김종인키즈’가 대선 이후 하나의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6월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며 잠룡 반열에 오른 이준석 대표도 다음 단계를 위해 김 전 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윤 후보는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김 전 위원장의 영입을 심사숙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5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에서 김 전 위원장을 두고 “경선 과정에서 유익한 조언을 해 줬다. 앞으로도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선대위는 당 관계자와 깊이 논의해 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인기기사

현대차증권 “전고체 배터리 2028년 본격 확대, 삼성SDI 양산경쟁 앞서” 류근영 기자
SK그룹 사업재편 서두른다, 최태원 ‘해현경장’으로 ASBB 미래사업 승부 나병현 기자
TSMC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잭팟', 인텔의 모빌아이 ADAS 신제품 수주 김용원 기자
첨단 파운드리 필수 '하이NA EUV' 경쟁 개막, 삼성전자 TSMC 인텔 각축전 김용원 기자
엘앤에프 양극재 대형 수요처 다변화 성과, 최수안 밸류체인 확장 본격 시동 류근영 기자
현대건설·GS건설·삼성E&A 사우디 자푸라 수주 정조준, 가스전 싹쓸이 기대 류수재 기자
화웨이 새 스마트폰 출시에 미국정부도 '촉각', 반도체 기술 발전 성과가 관건 김용원 기자
미국 반도체 보조금 '대형 발표' 남았다, 마이크론 메모리 투자 보조금 주목 김용원 기자
KB증권 "한화에어로 목표주가 상향, K9 자주포 루마니아 수출계약 임박" 이사무엘 기자
HLB,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인 미국 보스턴에 사무소 설립 김민정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