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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다시 신발끈 죈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10-22 17: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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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초정밀 고난도의 우주발사체기술을 우리 힘으로 개발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대국민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하며 누리호 1단 로켓에 적용된 2가지 신기술을 알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다시 신발끈 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

하나는 2.5mm의 얇은 두께로 극저온의 산화제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연료탱크, 다른 하나는 75톤의 추력을 내는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은 300톤급 엔진이다.

문 대통령이 말한 연료탱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300톤급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작품이다.

22일 항공우주업계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발사의 1등공신으로 꼽힌다.

이번 누리호 발사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발사체를 띄우는 역할을 하는 1단 로켓의 성능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우주 발사체의 1단 로켓을 국내기술로 만든 것은 누리호가 처음이다. 2013년 발사한 나로호 1단 로켓에는 러시아 기술이 들어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단 로켓의 핵심인 연료(추진제)탱크를 한국항공우주산업, 엔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만들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특수용접기술을 통해 높이 10m, 직경 3.5m의 대형 추진제탱크를 만들어 누리호에 공급했다. 대기압의 6배 가량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함을 지녔지만 두께는 2.5mm에 그쳐 무게를 최소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1단 로켓엔진은 점화 이후 대기압의 60배에 이르는 연소압력을 버티고 극한의 온도변화를 견뎌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은 KBS와 인터뷰에서 “거의 맨바닥에서 시작했다”며 “개념 설계해서 연구하고 만들어보고 시험하고 바꿔보고 이런 과정을 8년을 거쳐서 오늘날 엔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비록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1단과 2단 로켓은 정상 작동하며 누리호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1단 로켓의 성능시험만 놓고 보면 완벽히 성공한 셈인데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벌써부터 다음 발사의 완벽한 성공을 위한 도전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누리호 등 국내 우주발사체 발사는 이제 시작으로 여겨진다.

누리호는 내년 5월을 포함해 2027년까지 앞으로 4번 더 우주로 향한다. 앞으로 제작될 누리호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핵심업체로 참여한다.

5월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지침 종료로 고체연료 규정이 풀리면서 향후 누리호 외에 발사체 발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와 비교해 가볍고 저렴하며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는 등의 장점이 있는데 그동안 한국과 미국 미사일지침에 묶여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누리호 같은 액체연료 발사체보다 크기는 작지만 발사비용이 저렴한 고체연료 발사체는 민간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며 “2024년까지 민간기업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나로우주센터에 민간전용 발사장을 구축해 발사 전문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다시 신발끈 죈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적극 힘을 싣는 만큼 발사체를 비롯한 국내 우주산업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공공분야에서만 100기 이상의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고 국내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꾸준히 지원할 뜻을 밝혔다”며 “앞으로 발사체 등 국내 우수산업 성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기술이 확보되면 핵심 우주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소형위성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민간이 우주를 개발하는 ‘뉴스페이스시대’에 자체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소형위성을 우주로 보내기 위해 외국 발사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산업에서 협력하는 동시에 시장이 점점 커지는 만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준비도 하고 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창립 22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국내외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항공우주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가진 국내 유일의 체계종합 업체라는 안전지대는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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