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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허리띠 졸라매, 일감 부족 넘기 위해 자회사 매각 절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2-02 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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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 매각작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일감 부족 탓에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비를 유지하기 위해 비핵심자산의 처리가 절실한 상황을 마주했다.
 
대우조선해양 허리띠 졸라매, 일감 부족 넘기 위해 자회사 매각 절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신한중공업의 인수전이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본입찰인 22일을 앞두고 STX중공업-파인트리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세진중공업, 태화기업 등 사업 확대를 노린 전략적투자자들이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이 보낸 인수의향서(LOI)에 응답했다.

이뿐만 아니라 NH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과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 등 순수 재무적투자자, 신한중공업의 울산 부동산을 노리는 범양건영-다윈인베스트먼트-무궁화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등 모두 6곳이 신한중공업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신한중공업을 시작으로 주요 자회사들의 연쇄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첫 매각대상인 신한중공업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에게 나쁘지 않은 징조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주요 4개 자회사 가운데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지 않는 대한조선을 제외하고 신한중공업, 삼우중공업,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사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올해 운영비용 1조 원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거제에 있는 부동산 자산도 매각할 곳을 찾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채권단과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대한조선 지분 65.06%의 처리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과 협약에 따라 대한조선 주식의 의결권을 채권단에 위임해 놓았다. 실질 지분율은 23.25%에 그치는 만큼 대한조선 매각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주요 자회사 4곳 가운데 3곳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대한조선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심각한 일감 보릿고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 매출 목표를 4조8001억 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시장 추산치(컨센서스)인 7조2997억 원보다 34.2% 급감하는 것이다.

이는 2014년 이후 단 한 해도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일감 부족의 후폭풍이다.

조선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인건비나 설비 유지비용으로 쓰인다.

이를 고려하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매출 감소비율 전망치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대우조선해양이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조선업은 수주한 선박이 2~3년 뒤의 실적으로 바뀐다. 이를 고려하면 대우조선해양이 마주한 일감 보릿고개는 올해 수주로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올해 이성근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들은 보수의 50%를 반납하고 직원들은 연차를 100% 소진한다. 여기에 앞서 1월25일까지 희망퇴직도 신청받는 등 인건비 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인건비를 줄여 운영비용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운영비용 1조 원을 유지하기 위해 비핵심자산의 매각이 필요하며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비핵심자산이 주요 자회사들인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 매각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까지 인수할 생각은 없다고 꾸준히 밝혀 왔다.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처리는 이 매각의 사전 준비작업으로 파악됐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매각과 관계 없이 올해 정상적 운영을 위해 자회사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유사시 플로팅도크(물에 띄운 채로 선박 건조작업을 진행하는 도크)와 같은 차순위 핵심설비까지 매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핵심자산의 매각 등 ‘허리띠 졸라매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생산능력 축소를 동반하는 ‘뼈 깎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미 2016년에 플로팅도크 2개를 매각해 생산능력이 꽤 축소된 상태다”며 “현재로서는 플로팅도크 매각과 같은 생산능력 축소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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