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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IBK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 물꼬 트나, 국책은행 도입 재점화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0-11-24 14: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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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노조 추천인사를 이사회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책금융기업을 중심으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논의가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조추천이사제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 당시 노조와 합의한 사항이고 정부 및 여당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인 만큼 현재 사외이사 2인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분기 노조추천이사가 이사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211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원</a> IBK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 물꼬 트나, 국책은행 도입 재점화
윤종원 기업은행 은행장.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현재 4명인데 이 가운데 김정훈 전 한국금융연수원 노조위원장과 이승재 전 해양경찰청장이 각각 2021년 2월과 3월에 임기를 마친다. 

기업은행 노조는 소비자 보호 전문가를 중심으로 사외이사후보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1월 윤 은행장이 임명되자 '낙하산인사'라고 반발하며 출근저지 시위에 나섰다. 이후 여당과 정부, 금융당국이 나서 적극적으로 중재를 시도했고 결국 윤 은행장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적극 추진' 등에 합의한 끝에 출근저지 투쟁이 종료됐다.

당시 노사가 합의안을 공동선언하는 자리에는 노조추천이사 임명권자인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중재안을 이끌어 낸 만큼 윤 은행장이 노조추천이사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노조 측은 바라본다.

시중은행과 달리 사외이사 선임에서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노조추천이사 도입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기업은행 정관 제38조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경영, 경제, 회계, 법률 또는 중소기업 등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자 가운데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윤 은행장은 노조추천이사와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노조가 전문성을 갖춘 훌륭한 분을 추천하고 그 분이 은행 발전에 건설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의 윤 은행장이 취지에 일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대선 이전 후보시절부터 공공부문에 노동자추천이사제 도입하고 민간에까지 확산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2017년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는 노동이사제를 도입이 포힘됐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 측 추천인사를 이사회에 포함하는 제도로 노동자 대표를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노동이사제의 이전단계로 분류된다.

두 제도 모두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경영활동에 반영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시행된다. 일각에서는 주주이익 감소와 경영권 침해 등의 이유를 들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노동이사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과 여성 임원 확대를 명시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입법 논의에 들어갔다.

8월에는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임명됐다. 박 위원장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당시 KB금융지주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시와 경기도 등 일부 공공기관의 산하기관에서 노동이사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에 도입된 사례는 아직 없다.

기업은행에서 노조추천이사가 선임된다면 금융권 최초가 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노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책은행 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앞서 수출입은행 노조는 2019년 12월 사외이사를 추천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2020년 초 새로 출범한 KDB산업은행 노조 집행부는 3년 안에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준정부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28일 사외이사 3명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노조추천이사 도입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캠코 노조는 앞서 8월 '노조추천 인사가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4명의 후보를 추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시중은행 등 민간 금융기업은 이사회에서 다수 주주들의 동의를 거쳐야하는 만큼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가 선임되더라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20일 KB금융지주의 노조 측 추천인사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식 수 대비 각각 4.62%, 3.80%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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