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영구교환사채를 발행한다.
한진해운은 내년 상반기에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영구교환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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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해운 영구교환사채 발행 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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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해운은 대한항공 계열사에 편입되고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어 채권 발행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0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영구교환사채 발행을 위해 유안타증권을 통해 수요조사와 발행조건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활용해 영구교환사채를 발행하려고 한다.
영구교환사채는 발행만기를 장기로 해 이자지급 유예 가능 조건 등을 부여한 영구채에다 채권자에게 상장주식 또는 자사주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교환사채를 결합,한 것이다.
영구채교환사채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고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어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다.
한진해운은 내년 2~6월 사이에 약 7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영구교환사채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나왔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4억 달러 규모의 영구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채권단이 지급보증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한진해운이 대한항공 계열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한진해운보다 신용등급이 다소 높은 대한항공이 지급보증을 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11월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에 미달했으나 청약일에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이 지급보증을 한다면 한진해운 영구교환사채도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영구교환사채 발급 전망을 밝게 한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A-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하한선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산업은행이 나서면 중소 투자사들이 뒤따르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한진해운이 영구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했을 때 지급보증을 검토하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참여할 가능성은 높다.
한진해운은 자사주 5668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할증없이 현재 주가대로 영구교환사채를 발행하면 약 3300억 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진해운의 영구교환사채 발행 규모는 약 2천억 원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영구교환사채 발행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어느 정도 상환할 수 있지만 전부 막기에 역부족이다. 그러나 회사채신속인수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여 재무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신속인수제는 만기 채권의 80%를 산업은행, 채권은행, 신용보증기금, 금융투자사가 나눠 인수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해 1년 한시적으로 시행됐으나 1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진해운은 3천억~4천억 원의 만기채권을 연장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