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자회사인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의 풍부한 현금창출력을 이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경영효율도 높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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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은 13일 이사회를 열어 구조 안정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두 회사의 합병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이 지분 64.5%를 보유한 자회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약 1대 1.78이며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신주는 내년 1월16일 상장된다.
동국제강은 합병배경에 대해 “재무구조 안정화와 사업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수익구조의 기반을 창출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성장을 달성하려 한다”며 “신속한 경영판단, 인력구조의 효율적 운영 및 관리비용 절감 등으로 그룹 내의 비효율 요인을 최소화하고 경영효율성을 증대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주로 건축용, 구조용, 조선용의 보형강과 후판사업을 한다. 유니온스틸은 주로 가전, 자동차, 건자재로 쓰이는 아연도강판과 컬러강판사업을 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과 합병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한다. 동국제강은 후판사업의 실적이 악화되자 유니온스틸과 합병해 현금창출력을 높이려고 한다.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 합병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국제강은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몇 년 동안 내부적으로 합병을 검토해왔으나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결정을 미뤄 왔다.
하지만 철강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합병이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해 자구계획안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유니온스틸 합병과 본사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등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이 포함됐다. 동국제강은 지난 8월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해 합병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과 합병하면 지난해 기준 기존 매출 4조 원에서 5조7천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산규모도 7조4천억 원에서 8조8천억 원 규모로 커진다.
합병회사는 연산 725만 톤의 열연사업에 유니온스틸의 연산 285만 톤 사업이 추가돼 1010만 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합병에 따라 조선과 중공업사는 물론 가전사까지 판로가 넓어지고 국내외 영업망도 공동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의 현금을 사업에 투입할 수 있게 된 데다 2016년 완공예정인 브라질 CSP일관제철소 사업에서도 재무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 합병 시너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은 1960년대 설립당시부터 별도 회사로 운영됐으며 특히 2000년 이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동생인 장세욱 유니온스틸 회장이 각자 형제경영을 이어온 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52년 동안 따로 경영을 해온 만큼 조직문화가 이질적이어서 이를 통합해내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