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
라면 점유율과 가정간편식(HMR) 확대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오뚜기는 2017년 라면시장에서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2016년 말 농심이 가격을 인상하며 오뚜기도 인상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오뚜기는 2017년 라면가격을 현상유지하기로 했다.
2017년 2월 점유율 확대를 위해 라면가격 동결을 발표했다. 내부적인 점유율 목표는 30%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10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라면업계 1위인 농심과 대비된다. 농심은 2016년 말 라면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힌 뒤 최근 최신제품을 제외한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등 스테디셀러의 가격을 올렸다. 2011년 인상한 지 5년여 만이었다.
업계는 오뚜기가 가격동결 효과로 2017년 역시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국내 2위로 2014년 18.3%에서 2015년 20.5%, 2016년 23.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오뚜기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시장은 라면의 수요가 줄고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뚜기는 면류의 수요하락에도 3분식품류, 즉석밥, 냉동피자 등 가정간편식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2017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오뚜기는 연결기준 매출 2조107억 원을 내며 ’2조클럽‘에 입성했다. 2007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이후 9년 만이다.
△진짬뽕 출시로 짬뽕라면 시장 1위
2015년 9월 ‘진짬뽕’을 내놔 짬뽕라면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짬뽕라면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2015년 12월 한 달 동안 오뚜기 ‘진짬뽕’은 1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 주가 100만 원 돌파해 ‘황제주’ 대열
2015년 8월5일 1인가구 증가에 힘입어 오뚜기 주가가 100만 원을 넘으면서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 주가가 장중 1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1994년 상장한 뒤 처음이었다. 오뚜기 시가총액도 3조7668억 원까지 불어났다. 오뚜기는 주가가 100만 원이 넘는 식음료기업인 롯데칠성, 롯데제과, 오리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포츠마케팅
함영준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팀과 선수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2014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년6개월 간 마케팅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오뚜기의 해외 실적부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진라면, 맛 리뉴얼로 매출 급증
2013년 오뚜기의 주력 라면인 ‘진라면’은 매출이 33% 급증하며 10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함영준이 진라면의 맛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진을 모아놓고 시식을 하는 등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 맛을 리뉴얼한 덕이 크다는 평가를 들었다.
△경영권 승계받아 사업분야 확대
함영준이 2010년 3월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10년 만에 경영권을 승계받았을 때 오뚜기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회장 승진 직후 주력부문인 참치통조림과 카레 등이 경쟁에서 밀리며 업계 5위로까지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영준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해 나갔다. 삼화한양식품 인수를 발판으로 차(茶)류 사업을 시작한 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냉동식품 통합브랜드 ‘스노우밸리’를 론칭하며 냉동식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017년 현재 오뚜기가 생산하는 제품은 건조식품류, 양념소스류, 유지류, 면제품류, 농수산가공품류 등 카테고리로만 700여 개, 가짓 수로는 2천여 개가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 카레, 3분 요리, 케첩 등은 국내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이후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면사업에서도 진출 25년 만에 삼양식품을 제치고 업계 2위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처음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하기도 했다.
▲ 오뚜기 실적.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오뚜기는 글로벌시장을 강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취약한 해외기반은 오뚜기의 약점으로 꼽힌다. 라면가격 동결 등 국내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이유도 해외 수익원이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오뚜기는 2012년 이후 해외매출 비중이 줄곧 10% 아래를 맴돌고 있다. 2014년 오뚜기의 해외매출은 1750억 원으로 역시 전체 매출의 10%에 미치지 못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라면 수출액도 350억 원에 그쳤다. 농심과 삼양은 물론 팔도보다도 적다.
진짱뽕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제2의 진짬뽕’ 찾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정비도 필요하다.
오뚜기는 식품업계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된 기업으로 통하지만 제품의 가격대가 대부분 중저가에 치중되어 있어 평균판매단가가 경쟁업체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카레 등 1위 제품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저가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 부문은 함영준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식품기업 특성상 곡물가격 등 대외환경에도 취약하다. 만약 국제 곡물가격이 뛴다면 원가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 평가
오뚜기는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않아 ‘착한기업’이라 불리며 호평을 듣는다.
오뚜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오뚜기의 비정규직은 0명이다.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함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았다.
그의 반듯한 경영원칙은 상속세 납부에서도 나타났다.
2016년 말 함영준이 1500억 원이 넘는 상속세를 편법없이 납부하기로 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며 주목 받았다.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2016년 9월 별세하면서 함영준은 주식 46만5543주를 물려받았다. 이에 따라 발생한 상속세 1500억 원가량을 함영준은 5년에 걸쳐 나눠 납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속세 마련을 위해 함영준 소유회사인 ‘오뚜기라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준의 별명은 ‘모범생’과 ‘바른생활 CEO’다.
오뚜기의 사회공헌 활동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해 2014년까지 모두 3378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다. 아버지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1997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시작했는데 함영준 역시 이를 이어가고 있다.
매월 5명으로 시작했는데 2017년 현재 매월 23명씩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4300여 명의 아이들이 이 후원을 통해 새 심장을 얻었다.
1996년 설립된 오뚜기재단은 500여 명에게 25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지만 함태호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함영준의 반대로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함영준의 부친인 함태호 명예회장은 평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를 강조했다고 한다.
함영준은 2012년부터 장애인 직원이 직접 일하는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에 선물세트 조립 및 가공을 위탁하고 있다. 아버지인 함 명예회장은 2015년 315억 원 상당의 개인주식을 이 재단에 기부했다.
함영준은 공과 사가 섞이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회사에 지인이 와도 회사비용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뚜기는 식품업계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된 기업으로 통한다. 함영준이 사업다각화에 성과를 내며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왼쪽부터) 이강훈 오뚜기 사장, 함영준, 제이미 리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아시아 사장이 2014년 4월3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오뚜기-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파트너십 론칭행사'에서 오뚜기의 45주년을 의미하는 45숫자가 적힌 맨유 유니폼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자녀로 함윤식씨와 함연지씨가 있다. 함연지씨는 뮤지컬 배우로 2015년 연예인 상장주식 부자 5위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다.
함연지씨는 한 대기업 임원 아들 A씨와 2017년 2월 결혼했다. A씨는 홍콩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십을 마치고 최근 싱가포르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상훈
2006년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 기타
2017년 4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7년 한국의 50대부자’ 순위에 47위로 새로 진입했다.
뮤지컬 배우인 딸 함연지씨가 2015년 연예인 상장주식 부자 5위에 올랐다. 당시 함씨가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는 366억 원으로 6위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이사의 상장주식 235억8천만 원보다 높았다.
2016년 보수로 10억9400만 원을 받았다. 급여가 2억9400만 원, 상여금이 8억 원이다.
어록
“러시아와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겠다.” (2016 신년사에서)
“2014년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라면시장에서 취급률 100% 등 목표를 올해 확실하게 돌파해야 한다.” (2015 신년사에서)
“오뚜기의 궁극적인 사명인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과감한 도전정신과 역발상에 가까운 제품 혁신으로 ‘전 세계인이 맛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2014/03/03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의 인식 속에 ‘오뚜기’라는 세 글자를 명확히 심어줘야 한다.” “올해는 세계 경제를 포함해 국가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자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과 밀려나기 시작하는 기업이 구분되는 이정표가 되는 한 해가 될 것” “지난해부터 시작된 새로운 경쟁을 통해 오뚜기는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2010 신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