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우려 비웃 듯 글로벌 반도체주 약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동력 여전
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5-10-10 1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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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긴 연휴 뒤 열린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급등했다.
연휴 동안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낙관론에 힘입어 신고점을 수차례 경신했다.
▲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 랠리에 고대역폭메모리 공급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반도체주에도 AI 낙관론에 따른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버블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증권가는 버블론과 낙관론 속 엇갈린 전망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선 반도체 업종의 급등이 단연 돋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식시장에서 각각 8.22% 오른 42만8천 원과 6.07% 오른 9만4400원으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연휴 기간 미국 증시가 AMD와 오픈AI의 협력,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AI 낙관론 언급 등으로 상승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AMD·오픈AI 협력에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더욱 개선됐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오픈AI는 내년부터 AMD의 ‘MI450 시리즈’ 칩을 사용해 1GW 규모의 시설을 구축할 것”이라며 “MI450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4)는 주로 삼성전자가 공급해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 세계 AI반도체 시장이 버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우려도 관측된다.
글로벌 증시가 기술주 중심 랠리를 이어가며 과거 닷컴버블 시기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닷컴버블에 근접했고, 당시와 유사한 가계 주식비중 및 투자를 위한 대규모 출자 등이 목격되고 있다”며 “이 같은 버블 랠리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으로 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닷컴버블 붕괴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이 직접적 방아쇠(트리거)였다”며 “내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교체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질 수 있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정부의 이자지급과 AI주식 밸류에이션 등에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직 버블을 걱정하기는 이르다는 낙관론도 나왔다.
젠슨황은 “지난 6개월간 AI 컴퓨팅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AI 관련주 상승세가 견조함을 언급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우려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여전히 양호하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2000년 닷컴버블 당시엔 버블로 인한 과열을 식히기 위해 긴축정책이 단행된 반면, 현재는 완화적 통화정책 사이클 아래에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닷컴 버블과 현재 미국 증시에는 중대한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 D램 메모리 수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동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 두 종목의 최근 주가 급등 흐름은 AI반도체 수요뿐 아니라 서버용 D램 수요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11만5천 원과 50만 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환경은 제한적 공급 상황 속 강력한 수요로 기대이상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객사 다양화와 일반 D램 가격상승 등을 고려할 때 메모리업체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