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와 TSMC, 마이크론 등의 인공지능 반도체 설비 투자가 늘어나며 글로벌 상위 10개 기업의 지출 규모가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인텔은 투자 확대에 소극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수요 급증에 힘입어 글로벌 상위 반도체 기업의 설비 투자가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SK하이닉스와 TSMC, 마이크론 등은 지출을 활발히 늘리고 있지만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아시아는 5일 “글로벌 10대 반도체 기업의 올해 설비 투자는 작년보다 7% 늘어난 1350억 달러(약 187조4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자체 집계 결과를 전했다.
반도체 설비 투자가 지난해 대비 증가폭을 보인 것은 3년만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 성장에 따른 특수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SK하이닉스와 TSMC, 마이크론과 중국 SMIC를 포함한 6개 업체가 올해 시설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늘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올해 전 세계에서 9곳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거나 가동을 시작할 계획을 두고 있다. 설비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나는 380억~420억 달러로 예측됐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올해 3년만에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이번 회계연도에 HBM 생산설비 등에 140억 달러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와 비교하면 약 70% 증가하는 수치다.
반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350억 달러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됐다.
닛케이아시아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 양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장 침체로 자국 내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6개 분기 연속으로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설비 투자를 대폭 줄이고 있다.
반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올해 75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응해 자국 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며 지원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인공지능 기술은 앞으로 수 년에 걸쳐 반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그러나 투자 반등 흐름 속에서도 모든 기업이 수혜를 누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