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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국내 ETF시장 선구자, 열정적이며 격의 없이 소통 [2023년]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7-2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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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배재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을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톱3에 올려놓기 위해 조직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61년 음력 6월25일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종합금융과 SK증권 주식운용팀을 거쳐 삼성자산운용(삼성투자신탁운용 포함)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자산운용에 재직할 때 아시아 최초의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출시하는 등 국내 ETF 시장을 선도하면서 ‘ETF의 선구자’, ‘ETF의 아버지’로 불려왔다.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지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제안을 받고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합류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아세안(ASEAN)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아세안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매사에 열정적이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

CEO of Korea Investment Management
Bae Jae-kyu
경영활동의 공과


△킨덱스 대신 에이스로 ETF 리브랜딩
배재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 이름을 ‘에이스(ACE)’로 새 단장했다.

배재규는 2022년 9월14일 서울 명동에 있는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TF 브랜드 이름을 기존 ‘킨덱스(KINDEX)’에서 ‘ACE’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14년 동안 사용해 온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 ETF 브랜드 명칭을 바꾼 것이다.

배재규는 스포츠에서 기량이 가장 뛰어난 선수를 에이스라고 부르는 것처럼 ETF시장의 에이스가 되겠다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포부를 담아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배재규는 기자간담회장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한 기본적 출발점은 ETF의 성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를 최고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고객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 ETF 브랜드 이름을 ACE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ACE가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 ‘고객 경험 향상(Accelerate Client Experience)’ 이라는 영문 약자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재규가 킨덱스에서 에이스로 이름을 바꾼 것은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에 처음 취임하면서부터 시작한 고민의 결과다.

배재규는 지난 2022년 2월22일 대표이사 취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있던 두 개의 브랜드를 KINDEX로 합쳤다”며 “2022년 하반기 즈음에 브랜드 리뉴얼과 전체적 이미지 강화를 위한 홍보나 마케팅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워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7개월 넘는 고민 끝에 브랜드 이미지 강화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뜻의 영어 단어 ACE로 대표 ETF 브랜드 이름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3년 7월6일 순자산총액(AUM) 기준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 규모는 약 4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시장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약 4.8%의 점유율을 확보해 삼성자산운용(41%), 미래에셋자산운용(37%), KB자산운용(8.4%)에 이어 4위 자리를 차지했다.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한국투자신탁운용 실적.
△성장 기틀 다진 한 해, 실적은 소폭 하락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2021년 성장세였던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2022년 순이익은 311억 원으로 2021년보다 6% 감소했다. 영업수익은 기업이 본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말하며, 영업이익은 영업수익에서 판매비용과 일반관리비용 등을 뺀 이익을 뜻한다.

영업수익은 1371억 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약 7%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2% 가량 감소한 503억 원을 기록했다.

자산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보인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배재규의 취임 첫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0년부터 3년 동안 계속해서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영업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이 1년 동안 11% 넘게 감소하면서 순이익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2022년 7월에 한국투자리얼에셋이 분사하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 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은 영업수익 138억 원과 영업이익 21억 원, 순이익 33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3년 1분기에도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023년 1분기 영업수익은 약 274억8694만 원이었다. 2022년 1분기보다 18.9%가량 떨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약 72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1분기 순이익은 소폭 감소해 89억3375만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음에도 순이익에 큰 변동이 없는 이유는 영업외수익은 늘고 영업외비용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회계처리 방법 가운데 하나인 지분법을 적용해 자사펀드에 투자한 성과를 영업외수익인 지분법이익 항목에 그리고 영업외비용인 지분법손실 항목에 각각 반영한다.

본업인 신탁재산 운용 말고도 고유재산을 자사펀드에 투자한 성과가 영업이익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볼 수 있다.

배재규가 조직을 개편하고 신사업을 추진한 성과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직개편으로 마케팅 역량 강화
배재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고 4달 후에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배재규는 2022년 6월2일 마케팅과 상품개발, 글로벌 운용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특히 대표이사 직속으로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배재규는 2022년 2월 취임 당시 자산운용업의 핵심 역량이 운용에서 상품개발 및 마케팅으로 이동했다고 짚었다. 한국 금융시장이 효율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보 비대칭은 줄고 특정 정보를 알고 모르느냐가 수익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바라봤다.

추가 수익률을 노리는 액티브펀드보다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펀드가 대세가 된 이유도 시장이 효율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삼았다.

이후 배재규는 디지털ETF마케팅본부가 기획한 영상에 직접 출연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을 알리는 마케팅에 힘썼다.

디지털ETF마케팅본부는 한국투자신탁운용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다시보는 베트남’과 ‘ACE 베트남ETF’, 매주 베트남 현지를 연결해 시장 상황을 전하는 ‘한투베트남 스트리밍’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베트남 펀드는 이런 홍보 활동에 힘입어 2023년 3월 1조1천억 원 규모에서 같은 해 6월 말 1조2천억 원 규모를 돌파했다. 마케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한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가 2023년 2월14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 '다시보는 베트남'에 직접 출연해 베트남 경제 현황을 소개하고 관련 상품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인공지능(AI) 기술기업과 협업
배재규는 인공지능 기술기업과 협업해 효율적 투자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배재규는 2023년 6월7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에서 핀테크업체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김형식 대표와 'AI기술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축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2016년 설립된 AI 금융투자 솔루션업체다. 2022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1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크래프트테크놀로지는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AI모델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축 △투자자산 비중 조절을 위한 AI 기반 투자 시그널 유효성 검증 등을 위해 협력을 확대한다.

배재규는 “최근 챗GPT 등 AI기술에 대한 관심 및 기대가 예전과 확연하게 다른 상황이다”며 “양사의 시너지를 확인하고 이후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의사 결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민간기금 공략 나서
배재규는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배재규는 2022년 2월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통에 혁신을 더하는 자산운용사가 될 것”이라며 “액티브 펀드의 성과는 지속 유지하면서 ETF와 TDF(타깃데이트펀드), OCIO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4월20일 펀드 수익자,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 판매사 직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 운용 현황을 보고했다.

OCIO(Outsourced CIO)란 CIO(최고투자책임자)의 역할과 기능을 아웃소싱한다는 뜻이다.

자산운용사 등 외부 전문가가 기관투자자 또는 고액자산가 등으로부터 자산운용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 형식으로 위탁받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이 2022년 4월14일부터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자산운용사 등 외부 전문가에게 관련 업무를 맡길 것을 예상된다. 보유 현금이 많은 민간 기업고객이 OCIO 시장에 대거 유입될 수 있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9월 OCIO 개념을 도입한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를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퇴직부채 인덱스’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평균적인 퇴직부채 예상증가율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000곳 가운데 320곳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임금상승률, 할인율, 사망률, 퇴직률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퇴직부채 인덱스를 만들었다.

2023년에는 분석 후보 기업을 2000곳으로 늘려 데이터 정교화에 공을 들였다. 이 가운데 690곳의 기업 정보를 가지고 퇴직부채 인덱스 지수를 만들어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배재규는 중소기업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전면 도입에 대비한 OCIO 사업 구상도 해놓고 있다. 배재규는 “OCIO 비즈니스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란 상시근로자 30인 이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가 납입한 부담금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해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도입됐다.

△대표이사 취임 후 상품 출시 활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재규가 대표이사 사장에 공식 취임한 직후인 2022년 2월10일 ‘KINDEX G2전기차&자율주행 액티브 ETF’를 내놨다.

이 ETF는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ETF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해외 전기차와 자율주행 관련 테마에 액티브 방식으로 투자하는 첫 국내 ETF라는 점을 앞세웠다.

2022년 3월 말에는 금융투자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한 ‘한국투자TDF알아서2055’와 ‘한국투자TDF알아서2060’ 등 TDF 상품을 출시했다.

TDF란 펀드매니저가 투자 시에 미리 정한 시점(주로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TDF는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리밸런싱)하며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보수적으로 운용한다는 특징을 지닌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번 상품 출시를 통해 기존 TDF 라인업을 확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그동안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환노출형), 2050(환헷지형) 등의 시리즈를 갖추고 채권혼합형까지 더해 모두 9개의 TDF를 운용하고 있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로 선임돼
배재규는 2021년 12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직전에는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지냈다.

배재규 영입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국내 ETF 시장을 개척한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배재규는 삼성자산운용에서 2002년 ETF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뒤 2009년에는 인버스 ETF, 2010년에는 레버리지 ETF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자산운용는 이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 ETF와 레버리지 ETF를 상장했다.

배재규는 2022년 2월1일 공식 취임한 뒤 2월3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온라인으로 취임식을 열었다.

배재규는 취임사에서 “자산운용업을 둘러싼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회사가 지속성장하기 위해 큰 기업(Big Company)을 넘어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 업계의 주요 변화로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전환 △펀드에서 ETF로 전환 △연금시장의 확대 등을 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보여온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운용의 위상은 지속 유지하고 ETF와 TDF, OCIO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변화하자”고 덧붙였다.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2023년 6월3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ETF시장 순자산총액 100조원 돌파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홍융기 KB자산운용 전무. 앞줄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한국거래소>
△KODEX ETF를 핵심 사업으로
배재규는 삼성자산운용에 몸을 담았던 시절인 2012년 10월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KODEX ETF 출범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자산운용을 아시아 톱3 운용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배재규는 “2015년까지 모든 유형의 투자가 가능한 ETF 라인업을 구축해 순자산 목표액 15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주식, 채권, 원자재, 외환 등에서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해외 ETF 개발로 국내에서 부족한 상품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2월 기준 KODEX ETF의 순자산은 11조4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이로써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50%을 웃도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KODEX ETF의 순자산은 2016년에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KODEX ETF의 순자산은 2016년 6월 기준으로 12조489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배재규는 2017년 5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배재규 부사장은 삼성의 KODEX를 대한민국 ETF 대표 브랜드로 만들고 이를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배재규는 부사장에 오른 뒤 2017년 10월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ODEX ETF 상장 15주년 기념회’에서 “2022년까지 KODEX ETF 순자산 3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아울러 ETF 시장 점유율은 최대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배재규는 순자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KODEX ETF의 순자산은 2021년 5월 30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50.6%로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배재규는 순자산 30조 원 돌파를 두고 “삼성자산운용은 ETF를 처음 상장시켰고, 혁신적 상품 개발로 국내 ETF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라며 “다양한 해외테마형 ETF,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는 액티브 ETF 등 고객의 투자수요에 적합한 혁신적인 상품을 선도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ETF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
배재규는 ETF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해 ‘ETF의 전도사’, ‘ETF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배재규는 미국 시카고에서 파생상품 관련 연수를 받던 중 존 보글 뱅가드그룹 창업자가 쓴 인덱스 관련 서적을 접하면서 ETF에 관심을 보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ETF란 ‘Exchange Traded Fund’의 약칭으로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게끔 설계된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다.

국내 자본시장에는 2002년 10월11일 처음 도입됐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 ETF’가 최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브랜드는 줄곧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고 2021년에 순자산 30조 원을 돌파했다.

배재규는 금융당국을 찾아다니며 ETF 도입 필요성을 설득했다. 금융당국에서 반응이 없자 금융감독원에서 ETF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도 했다고 한다.

삼성자산운용은 2007년 국내 최초의 해외투자 ETF인 ‘KODEX China H’를 출시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 ETF와 레버리지 ETF를 상장했다. 국내 최초로 주식과 금(골드) 선물을 혼합한 ETF도 출시했다.

배재규는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처음으로 ETF를 도입할 때 실무를 맡았고 이후 삼성자산운용에서 ETF/인덱스펀드를 담당했다.

△ELS(주가연계증권) 국내 최초 도입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배재규는 ELS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ETF가 국내 도입 초기에 인기를 얻지 못하자 배재규는 ELS로도 눈을 돌렸다.

그가 내놓은 ELS는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상승분의 60%를 수익으로 배분했다고 한다.

최대 7%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구조였는데 약 600억 원 정도가 모였으니 꽤 성공했다고 그는 자평했다. 당시 금리는 5% 수준이었다.

하지만 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외환관리법 위반이라고 해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가 2022년 2월22일 취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보여온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ETF와 TDF, OCIO에서 실적 성장을 이루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자신이 강점을 지닌 ETF 분야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국내 빅3에 올려놓을지 주목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순자산총액이 4조7944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41조1300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36조9495억 원), KB자산운용(8조4553억 원)에 이어 ETF 사업자 24곳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빅3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ETF 순자산총액을 4조 원 가량 늘려야 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7년에 전체 ETF 시장이 현재의 100조 원에서 2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EFT 브랜드 ‘ACE’를 발표하면서 50조 원 이상으로 운용규모를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 ETF시장에서 점유율을 25%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셈이다.

아세안 시장 사업에서도 성과를 늘려나가야 한다. 배재규가 직접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에 방문하며 아세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 펀드를 출시했으며 2023년 7월 현재 베트남 펀드 6종의 순자산 합이 1조2000억 원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그로스펀드 같은 경우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 현지 법인에서 직접 운용해 한국과 베트남 현지에서 업무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배재규의 성과를 평가할 가늠자는 일단 인도네시아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모회사 한국투자증권의 현지 자산운용 자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결정하고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7월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재규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2022년 연말에 인도네시아 출장을 다녀온 뒤 현지시장 확대라는 특명을 받은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배재규는 비즈니스포스트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여러 전략 가운데 최적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지가 배재규의 주요 과제가 된 것이다.

현지 금융사는 물론 글로벌 금융사의 아세안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처럼 이슬람교가 중심인 국가의 종교적 특수성도 장애가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말 대체투자 사업을 하는 실물자산운용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떼어내 자회사로 분할할 계획을 세웠고, 2022년 3월 이사회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으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자산운용에 집중하면서 배재규는 전문 영역인 ETF 상품 확대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 평가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가 2022년 9월14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개최된 한국투자신탁운용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는 20년 전 황영기 당시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인덱스 펀드와 관련된 영어 원서 한 권을 준 것이 인생을 바꿨다고 한다.

그 책은 ‘성공하는 투자전략 INDEX 펀드(Common Sense On Mutual Funds)’로 세계 최대 인덱스 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운용의 설립자 존 보글이 쓴 책이다.

배재규는 그 책을 다섯 번 이상 읽었다고 말했다.

배재규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이긴다는 데 확신을 넘어 신념을 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운용 수수료가 싼 인덱스 펀드를 액티브 펀드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점이 이론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액티브 펀드의 인기가 높았던 당시 한국 시장에서는 인덱스 펀드가 설 자리가 없었기에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인 ETF를 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배재규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증권제도과를 직접 찾아가 미비한 ETF 관련 제도 도입을 설득한 데 이어 재경부·한국거래소·자산운용사 관계자들로 TF가 구성되자 여기에 참여해 1년 정도 관련 제도를 만드는 일을 거들었다.

이후 2002년에 삼성자산운용이 ‘KODEX200 ETF’를 상장했다.

ELS(주가연계증권)를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 펀드(ELF) 형태로 판 것도 배재규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배재규는 2022년 2월22일 대표이사 취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오게 된 이유를 두고 “2000년에 삼성자산운용에 들어가서 국내에 열악한 패시브 시장을 열고 ETF를 도입하는 등 자산운용사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을 다 했다”며 “자산운용사의 비즈니스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CEO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재규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실무진 등 직원과의 만남을 자주 마련하며 편하게 소통하기를 선호한다고 한다.

과거 삼성자산운용에 있을 때에도 선약이 없는 팀원 모두와 같이 밥을 먹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항상 책상에 책을 여러 권 두고 독서를 즐긴다. 배재규는 평소에 자산운용업 종사자는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본인 또한 독서를 꾸준히 하며 지식 습득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임원들에도 한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과제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책을 고르는지는 임원에게 맡긴다는 후문이다.

담배는 피우지 않고 주량은 와인 한 병이라고 한다.

남산 산책길을 따라 걷기 운동으로 체력 관리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골프와 테니스도 즐긴다고 알려졌다.

사건사고
△삼성자산운용 ETF 시장 독점 논란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최초로 ETF를 출시한 뒤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시장 내 우월적 지위를 차지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성장하자 일각에서 독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배재규는 2013년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도 한 회사가 70~80% 독점 체제로 가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한 회사가 점유율이 높으면 오히려 보수를 낮추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자산운용도 광고 등에 더 이상 투자할 필요가 없다면 당연히 보수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오기 위해 보수 인하 경쟁을 했고,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책정하고 있었던 삼성자산운용도 2013년에 보수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자산운용이 선제적으로 보수를 낮추지 않는 한 후발주자들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0 ETF’의 보수를 연 0.35%에서 0.26%로 0.09%포인트 인하했다. 그래도 다른 운용사들에 비해 최대 0.19% 높은 수준이었다.

배재규는 “0.26%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한 것은 ‘적당하다’는 판단보다는 이 정도는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ETF 시장을 개척하는 데 더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며 “더 다양한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자산운용은 이후 2016년에 'KODEX200 ETF'의 보수를 0.26%에서 0.15%로 인하함으로써 보수 인하 경쟁을 재점화했다는 말을 들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1989년 한국종합금융 증권신탁부에 입사했다.

1995년 SK증권 국제영업부 자산운용팀장을 맡았다.

2000년 삼성투자신탁운용 코스닥팀장을 맡았다. 이후 주식3팀장, 주식2팀장 등을 거쳤다.

2002년 삼성투자신탁운용 인덱스운용본부 부장이 됐다.

2007년 삼성투자신탁운용 ETF운용팀장에 임명됐다.

2008년 삼성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로 승진했다.

2013년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총괄 전무가 됐다.

2017년 삼성자산운용 채권·패시브·해외투자·자산배분운용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 학력

1980년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5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 가족관계

◆ 상훈

2002년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신지식금융인운동추진단이 선정하는 '신지식금융인'에 선정됐다.

◆ 기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상장사가 아니다. 개별 임원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23년 3월22일 나온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보면, 2022년 6개월 이상 근무한 임원 모두의 급여는 기본급 25억9천만 원과 성과보수액 10억 원으로 모두 35억9천만 원으로 나타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2022년 임원 수는 배재규를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10명의 임원에 기본급 23억3천만 원과 성과보수액 28억3천만 원을 지급했다. 2022년 들어 성과보수액이 전년도에 견줘 20억 원 가까이 줄었든 셈이다. 회사 실적을 반영한 탓으로 보인다.

배재규가 2022년에 수령한 보수도 2021년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진 성과보수액 규모를 반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록
[Who Is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가 2023년 6월7일 인공지능(AI) 핀테크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와 인공지능 기술 활용 포트폴리오 구축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욕망이 굉장히 강할뿐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모습이 우리와 너무 닮았다. 베트남을 나날이 다시 보고 있다. 미중 갈등 이후 중국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이 생산시설 일부를 베트남으로 옮겼고 구글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기업도 옮겨 가고 중국기업도 일부 관세혜택을 위해 베트남으로 가고 있다.”

“10여 년 전 베트남에 ETF를 처음으로 상장한다고 초청받아 간 적 있는데 그때 베트남시장은 공무원 중심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말 베트남에서 자본시장 민관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양적·질적으로 굉장히 성장해 있었다. (베트남 현지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자본을 더 투입하는 방법,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 역량 좋은 현지 인재를 다수 뽑아 승부를 보는 방법 등 인도네시아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여러 전략이 있을 텐데 아직까진 딱 이거다 싶은 게 잘 안 보이고 있다. 답을 찾기 위해 지속해서 최적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2023/05/03, 비즈니스포스트 인터뷰에서)

“남들은 몸이 좀 아프고 그러면 일이나 돈이 다 무슨 소용인가 한다지만, 저는 반대로 내가 그렇게 고생했는데 뭔가는 이뤄야겠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잘 살아야겠다고. 악착같이. 남산길을 걸으면서 계속 그런 의지를 다졌어요.”

“개인적인 기질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는데 우리 동네에서 우리 집이 제일 부자였단 말이에요. 우리 집 건너편에 논이 큰 게 하나 있었는데 거기가 못자리(볍씨를 뿌려 모를 기르는 곳)였어요. 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나가서 학교 가는 시간에 씨름을 시켜요. 저는 아직 입학도 안 했는데. 학교 가는 형들을 붙잡고요. 나보다 큰 형들이랑 씨름하던 버릇이 남아서 포기를 몰라요.” (2023/04/04,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지금은 과거 위기 때는 없던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에 동일선상에 두고 유사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낙폭이 지금보다 훨씬 컸지만, 직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각국 정부가 푼 과도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이라는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돈 때문에 비롯된 사태여서 돈을 줄여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됐다. 결국 시간이 지나 유동성이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돼야 한다. 투자 해법은 늘 이야기하는 투자 원칙인 장기 투자, 분산 투자, 저비용 투자, 적립식 투자다.”

“위기를 피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주가 그래프를 쭉 그려보면 중간중간 움푹 파인 구간이 있다. 주가가 크게 빠졌다가 반등한 구간인데, 주가가 내려가기 전에 미리 팔고 투자 수익을 낸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다. 애초에 적당한 종목에 분산해 투자하고 파인 구간에서 일부를 버리더라도 남은 것들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2023/01/30, 이코노미조선 인터뷰에서)

“2000년에 삼성자산운용에 들어가서 국내에 열악한 패시브 시장을 열었다. ETF까지 합쳐서 삼성자산운용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을 다 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비즈니스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CEO가 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왔다.”

“액티브 운용을 패시브 운용보다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 ETF를 패시브하게 운용하다보면 경직성이 따르는데 액티브 운용은 유연성(Flexibiility)이 생기기 때문에 고객들의 수요에 따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용이성이 생긴다. 상품 개발의 영역을 확장해주고 운용에 있어서 용이성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유연성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수익성이 나려면 펀드 시장에서도 밝혀졌어야 하는데 펀드 시장에서는 액티브보다는 패시브로 넘어갔기 때문에 ETF 시장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2/02/22,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취임 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 후에 3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본이 되는 것은 데이터와 에너지다. 가령 기후변화로 인해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이처럼 테마가 각광받고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또한 앞으로 데이터 관련 ETF도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이고 이 같은 테마형 ETF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2021/10/03,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는 2013년 CJE&M 사건, 2016년 한미약품 사건을 계기로 효율적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애널리스트와 매니저만 알고 있는 내부정보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막을 내린 것이다.”

“자산운용업은 한마디로 '공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인류가 필요로 하는 변화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상품을 미리미리 만들어두는 운용사가 앞으로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2021/06/08,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ETF를 처음 상장시킨 이래 ETF 생태계 투자와 혁신적 상품개발로 국내 ETF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다양한 해외테마형 ETF,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는 액티브 ETF 등 고객의 투자 니즈에 적합한 혁신적인 상품을 선도적으로 출시하겠다.” (2021/05/11,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KODEX’ 순자산 30조 원 돌파를 기념하며)

“삼성에 차장급으로 이직해서 사내 리더십 연수를 많이 받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교육 주제 중 하나가 체인지 리더(Change Leader)였다. ‘변화에 저항하면 죽고 올라타면 살아남는다’는 내용인데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당신이 변화를 유도하면 리더가 된다’였다. 그 후 ‘체인지 더 인베스트먼트(Change The Investment)’ 즉, 투자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자고 주창했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 자산운용사의 역할은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해답, 즉 ‘수단’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펀드운용에 있어 액티브와 패시브가 다퉈왔는데 이 싸움은 끝났다고 본다. 이제는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할 것이냐는 비이클(Vehicle)의 문제인데 결국 적은 비용으로 목표 수익률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상품을 포트폴리오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가는 것이다.”

“자산운용은 인사이트(Insight)가 아니고 아카데미(Academy)라고 생각한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확률게임을 해서는 승산이 없다. 철저하게 학문과 금융이론에 기초를 두고 퀀트 베이스를 통한 분석과 저비용이 승산을 높이는 방법이다. 액티브가 과거에는 에지(Edge)가 있었는데 큰 이유는 내부정보 접근성이었다. 그러나 CJE&M과 한미약품 사태로 이제는 내부정보를 투자에 활용할 경우 불법이다. 어지간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보다 더 빨리 접하는 경우도 많다. 우스갯소리로 앞으로는 제2의 ‘피터 린치’가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정보가 동등하다면 결국 비용경쟁이 승부를 좌우한다고 본다.” (2018/05/04,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노후자금을 운용할 땐 분산·장기·적립식 투자가 기본이다. 특히 1% 수수료 차이가 장기 수익률을 결정한다. 상식적이고 건전한 투자가 필요하다. 중국, 코스닥 등 특정 지역이나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2000년 초 코스닥 시장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붐으로 2000대까지 올랐다가 거품이 깨지면서 폭락했다. 시장의 변동성을 이기려면 투자자의 위험성향에 맞게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을 섞어야 한다. 장기간 적립식 투자도 중요하다. 1980년부터 10년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연 평균 수익률은 17.6%였다. 하지만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던 10일 동안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수익률은 12%로 낮아진다. 투자 비용이 낮은 상품에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2018/01/21, 노후자금 운용과 관련한 중앙선데이 인터뷰에서)

“국내 최초로 ETF를 도입하고 시장을 조성해온 삼성자산운용이 국내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ETF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파이를 키우는 일이다.”

“지금까지 ETF에서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ETF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 비용으로 썼다. ETF 시장 개척과 신상품 연구개발을 위해 적정 보수를 받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좋은 상품으로 보답하는 것이 보수인하 경쟁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2013/09/02,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국내 ETF 시장에서 무임승차가 사라져야 한다. 운용사들이 각각의 운용 철학에 맞는 엣지 있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특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수료 경쟁으로 산업을 죽이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후발 주자들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성숙하기도 전에 가격 덤핑으로 시장을 망가뜨리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가격 경쟁은 궁극적으로는 운용사 모두에게 타격을 줄 것이다.”

“향후 은퇴해서 손자들에게 ‘저 ETF는 할아버지가 만든 거야’라고 자신 있게 말해주고 싶다.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잘 만든 상품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2013/03/04,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ETF라는 상품이 생기면서 그동안 투자자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자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것이 ETF 시장에서 한 우물을 파 온 내 자부심이다. 앞으로도 모든 자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투자자들이 좋은 수익률로 보답받는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 될 것이다.” (2013/03/04, 연합인포맥스 인터뷰에서)

“삼성자산운용은 ETF의 성장성을 믿고 ETF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ETF의 유동성과 상품개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시장을 주도하게 된 원동력이다.”

“아직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이 부족한 상황인데 ETF로 주식, 채권, 실물 등 모든 투자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2013/02/06,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합리적이고 똑똑한 새로운 투자수단을 투자자에게 소개하고 보편적인 투자상품으로 만든 것이 그동안 이룬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업계 1호 ETF를 선보인 만큼 자부심과 함께 성장시켜야 한다는 소명감도 크다.” (2012/08/21, 이투데이 인터뷰에서)

“존 보글 뱅가드펀드 설립자가 1945년 프린스턴대 박사논문으로 ETF 투자이론을 내놓았을 때 실제 이를 따라 한 사람들이 은퇴할 때 백만장자가 된 일화가 있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목돈이 필요한 시점까지 최소 5년 이상 적립식으로 장기투자를 하라.” (2012/01/06,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ETF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비용이 싸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나오는 투자수익을 증권사와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전달할 때 얼마를 떼어 먹느냐가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최종 수익을 결정하는데 ETF에 투자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액티브 펀드의 4분의 1밖에 안 된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에 확정된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미래 고수익에 대한 기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비용은 가능한 한 낮추고 미래 수익은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으로 확정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갈수록 인덱스펀드 시장은 확대될 것이다.” (2010/01/06,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업계의 최근 상품에 대해 자신의 자금 성격과 기대수익 등을 고려해 투자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시장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 고객은 편입비를 높게 유지하는 성장형 펀드 등에 가입하고 과도한 위험은 피하면서 주가상승의 일정 부문을 누리고 싶은 투자자는 원금보존형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2002/03/07, 투자신탁 업계의 펀드 상품에 관한 파이낸셜뉴스 기사에서)

“투기꾼들이 시장에서 불법으로 ‘작전’을 하면 감독당국이 끝까지 추적해 이익을 모두 빼앗고 파산시켜야 한다. 정부의 허술한 감시망을 틈타 기업가 정신으로 차 있어야 할 벤처업계가 일부 세력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 (2001/11/06,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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