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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전문 헤드헌터 좌담, “중국과 인재확보 전쟁 본격적으로 시작”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05-19 09: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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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차전지 산업은 최근 심각한 경기침체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산업 때문에 2차전지 시장 규모가 2020년 461억 달러에서 2030년 3517억 달러로 10년 동안 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차전지 전문 헤드헌터 좌담, “중국과 인재확보 전쟁 본격적으로 시작”
▲ 커리어케어 헤드헌터들이 2차전지 산업 인재상을 놓고 좌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선 상무, 김철섭 전무, 장연근 상무.

비즈니스포스트는 19일 2차전지 산업에서 각광받는 인재상과 향후 인재시장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 커리어케어에서 2차전지를 담당하고 있는 헤드헌터들과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철섭 커리어케어 전무, 김경선 커리어케어 상무, 장연근 커리어케어 상무가 참석했다.

- 국내 2차전지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 해외 인재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가?

장연근 상무(이하 ‘장’): 완제품이나 소재 부분에서 우리 기술력이 앞서 있다. 소재를 해외 광산에서 많이 수급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상사로 커왔기 때문에 SCM(Supply Chain Management)이나 밸류체인에 관련된 접근에서 우위에 있고 이를 파악하는 역량도 우수하다. 

김철섭 전무(이하 ‘김 전무’): 시장점유율로 기술력을 파악할 수 있다. 작년 기준 2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56%, 한국이 26%, 일본이 약 10% 정도다. 최근 석박사급 인재 추천 요청을 굉장히 많이 받고 있는데 특히 해외 출신 인재들에 대한 요청이 늘고 있다.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해 외국인 인재들도 찾고 있다. 

장: 소재 산업에서 일본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기술력을 전수받기 위해 일본 엔지니어를 많이 찾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들은 외국대학에서 수학하는 한국 대학생들을 학생 때부터 접촉해서 졸업하면 데려오기도 한다. 

김경선 상무(이하 ‘김 상무’): 앞서 시장점유율을 말씀해주셨는데 중국은 내수시장이 워낙 큰 국가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이 최대 매출과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 2차전지 인재 양성에 대한 뉴스가 많이 보인다. 인재가 많이 부족한가?

김 상무: 기업들은 인수합병(M&A)나 업무협약(MOU)을 통해 소재분야의 해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완성차가 아니라 소재 쪽에서 채용수요가 계속될 것 같다. 

장: 배터리 3사 밑의 밸류체인 가운데 소재업체들이 굉장히 많다. 이들은 배터리 3사와 비교해 인재 한 명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다. 좋은 인재를 원하지만 2차전지 비즈니스가 성숙해지면서 인력을 바라보는 눈도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인재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김 전무: 소재회사들은 대기업과 비즈니스 관계로 얽혀있다보니 대기업의 인재를 데려오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완성 배터리회사와 비교해 인력 풀이 한참 뒤진다. 

- 2차전지 분야에서 찾는 인재들은 어떤 일을 하는가?

김 전무: 최근 공정 엔지니어 인재 추천 요청이 많다. 배터리 핵심공정은 전극, 조립, 활성화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핵심은 전극공정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쪽의 공정 전문가 영입을 검토하기도 했다. 또 2차전지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분야의 연구개발(R&D) 인력 추천 요청도 많다. 

장: 배터리가 많이 이용되면서 애프터서비스(AS)나 사건사고 이슈, 특히 화재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고 있다. 이 밖에 추천 요청이 많은 것은 배터리 리사이클 관련 분야다. 전기차가 나온 지 10년 가까이 되다보니 폐배터리를 어떻게 재활용할지, 배터리 내에 있는 광물들을 어떻게 재사용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김 상무: 2차전지 분야의 기업들은 투자자를 많이 찾는다. 소재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 또는 작은 소재기업들을 인수합병해서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인수합병이나 합작법인 전문가를 많이 찾는다. 앞으로도 이 분야의 인재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 같다. 

- 특별히 인재가 부족한 분야가 있는가?

김 상무: 단연 리사이클 분야다. 폐배터리 사업을 위해 해외에 공장을 많이 지어야하기 때문에 공정개선이나 스마트 팩토리 관련 인력들이 필요하다. 폐배터리 사업은 이미 10년 정도의 사업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에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장: 리사이클을 하려면 사업개발도 해야 하고 시장도 형성해야하기 때문에 사업개발, 사업기획 관련 인재도 부족하다. 

- 정부의 2차전지 산업 투자가 인재발굴에 도움이 될까?

김 전무: 지금도 공정인력들은 약 1800명 정도, 석박사급 연구 인력들은 약 1100명 정도가 부족하다.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주요 대학교에 학과를 신설해서 인력을 계속 확대한다는데 정부에서 투자를 지속한다면 당연히 인재발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2차전지도 기획을 잘 해서 정부 주관으로 밀고 나간다면 한국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 2차전지 산업 인재시장 전망을 그려본다면?

김 전무: 2차전지 시장은 중국과 비중국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제조업의 존재감을 바탕으로 2차전지 시장에서 본격적인 인재전쟁에 들어갔다.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의 인재를 대상으로 영입에 나서고 있다. 개인적으로 2차전지 관련 인력들에게 당장 금전적 이득도 중요하지만 중국에서 직무수행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장: 인재시장은 전기차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커질 것이다. 조선이나 반도체, 자동차처럼 2차전지는 이미 한국의 기간산업이 됐기 때문에 인재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김 전무: 2020년대 후반이 되면 2차전지 산업도 초기단계를 지나서 폭발적인 성장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기에 진입하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지고 브랜드 신뢰도 같은 것이 생존의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 때문에 R&D뿐만 아니라 신사업이나 영업, 구매, 원가절감, 고객 유치를 위한 인재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김 상무: 지금 2차전지 시장 규모가 400조 원을 넘어섰고 2035년까지 815조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차전지는 머지않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는 전기 에너지의 하나다. 그런데 전기에너지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2차전지는 신재생 에너지와 묶여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밖에 없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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