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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봄이 올까, 기업투자는 여전히 한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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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와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이 봄 정기세일에 들어간 3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손님들이 세일 품목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
‘경기, 이제 바닥을 통과했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전망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바닥을 통과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경기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은이 전국 제조업체 1700곳을 설문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내수판매지수는 80으로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5월(83)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전국 2200가구를 설문조사해 작성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100을 기록해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르면서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과 가계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주요 백화점의 경우 작년과 재작년 성장률이 0~1%대에 머물렀으나 1분기에 매출성장률이 3.2~4.2%로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도 1% 올랐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1월보다는 2월, 2월보다는 3월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며 “경기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성장버팀목인 수출이 최악의 부진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경제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3월 수출은 8.2% 감소해 1월(-18.9%), 2월(-12.2%)에 비해 한결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투자는 아직도 한겨울이다.
2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 줄어 감소폭이 1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경기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일부 경제 지표만 놓고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원(KDI) 연구위원은 “연초보다 대외 여건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정부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수준이지 힘 있게 위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한국이 구조개혁을 통해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정부 지출도 창업, 연구개발(R&D), 미래 먹거리 등 장기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