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이주열, 무역분쟁과 한미 금리격차에 금리 붙잡고 고심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7-09 15:19:2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의 인상 속도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경제지표와 미국 중국의 무역분쟁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 기준금리와 격차가 더욱 빠르게 벌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만만찮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523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주열</a>, 무역분쟁과 한미 금리격차에 금리 붙잡고 고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1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고용과 소비 등에 관련된 지표 전반이 좋지 않아 기준금리를 섣불리 올리면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반기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한국은행이 상반기 목표로 제시한 증가폭을 훨씬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달 평균 21만 명 증가를 목표로 삼았지만 18만1천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실직자들이 구직하는 동안 받는 구직급여액도 상반기에 3조1528억 원으로 집계돼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났다. 구직급여가 3조 원 이상 지급된 것은 1995년 고용보험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도 고용 부진의 영향으로 향후 경기를 불안하게 내다보고 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월보다 2.4포인트 떨어졌는데 이 하락폭은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2018년에 서비스업 고용이 늘어나 일부 제조업의 구조조정과 부동산대책에 따른 건설업 고용의 감소를 메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서비스업 고용은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6일부터 서로의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점도 기준금리를 둘러싼 이 총재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 관세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고 유럽연합(EU)과 무역분쟁을 벌일 뜻도 내비쳐 수출이 중심인 한국 경제도 타격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이 총재가 6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 규모와 위상을 감안하면 두 나라의 무역갈등은 우리 경제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3월과 6월에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씩 연이어 올렸고 하반기에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가 5월과 비교해 21만3천 명 늘어나면서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등 경제지표도 나쁘지 않아 금리 인상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금리는 1.75~2.0%로 한국의 기준금리보다 최대 0.5%포인트 더 높은데 격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한국에서 더욱 빠르게 유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투자자가 6월에 코스피에서 1조298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증시 등에서 실제로 자금이 빠져나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총재는 미국에서 금리를 한두 차례 올려도 자금 유출을 불러오지는 않는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지만 금리 격차에 따른 부작용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그는 3월 한국은행 총재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상당히 큰 차이”라며 “그 차이를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아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미국 연준이 최근의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한다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외부 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인기기사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도 중국에 잡힐 판, HD한국조선해양 '선두 유지' 안간힘 류근영 기자
'30조' 체코 원전 수출 절실한 팀코리아, 웨스팅하우스 리스크 잠재우기 온힘 이상호 기자
5월 연휴엔 트레킹 어떠세요, 서울 한복판부터 인제 천리길까지 명소를 가다 신재희 기자
SKT KT LG유플러스 누가 먼저 하늘 길 열까, UAM 상용화 선점 3파전 나병현 기자
새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경쟁 활활, HK이노엔 대웅제약 제일약품 3파전 장은파 기자
증권사 1분기 어닝시즌 돌입, 유동성 효과 따른 호실적에 투심 회복 기대 솔솔 정희경 기자
헌재 중대재해법 이례적 본안심사, 민주당 보완입법 추진 부담 커져 조장우 기자
G마켓 '5월 빅스마일데이' 혜택에 1천억 투입, "알리 테무 공세에 맞불" 남희헌 기자
[현장] 폐기물 선별 로봇 원천기술 주목, 에이트테크 박태형 "2025년 상장 목표" 김예원 기자
이재용 독일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 방문,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 강화 남희헌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