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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에 한국증시 '새우등' 터지나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6-20 14: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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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무역협상 내용에 따라 한국 수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에 한국증시 '새우등' 터지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뿐 아니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휘청거리고 있다.

19일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면서 연초와 비교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중국 선전 증시도 2015년 9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의 주요 지수들도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이 기간에 순매도한 규모는 1조6982억 원이다.

4월과 5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가 1조370억 원, 8112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6거래일 만에 이와 맞먹는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과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까지 격화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될수록 위험 회피심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가치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도 높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충격이 크게 확산되지 않은 국가는 한국, 대만, 인도, 러시아 정도”라며 “미국 달러화 강세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그동안 견조했던 이들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자본 유출 가능성을 들며 경계감을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은 ‘한-미 금리역전 현상’ 속에서도 자본 유출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는데 태도를 바꾼 셈이다.   

이 총재는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확대 등으로 신흥국 금융 불안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국제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해 국내에서도 자본 유출입과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수시로 높아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뿐 아니라 한국경제의 핵심축인 수출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규모는 5700억 달러로 이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두 국가의 무역갈등이 격화되면 수출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중국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 부품이 중국에서 조립되어 미국으로 나가는 ‘3각 무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체 수출액의 4%에 해당하는 200억 달러가 당장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그 어느 것도 수출에 긍정적이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통해 상호합의에 성공하면 불확실성은 줄어들겠지만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돼 반도체업체들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수출액의 0.7%에 해당하는 40억 달러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실패해 서로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중간재 수출이 감소하면서 수출액의 0.03%에 해당하는 1억9천만 달러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글로벌로 확산돼 유럽연합(EU)까지 관세 인상을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황이 흐르면 전체 수출액의 6.4%(367억 달러)가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중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시장의 관심은 단기적으로 30일 미국이 중국의 대미 투자제한 조치를 내릴 지와 7월6일 1차 관세 부과 여부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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