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는 19대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2위에 올랐을 정도로 거물급 정치인이다. 자연히 안 전 지사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이들은 안 전 지사의 그림자를 벗어나 각자 살 길을 찾으려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6일 페이스북에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글을 올렸다.
박 전 대변인은 “피해당사자가 얼마나 고통 속에 힘들어했을지 진심으로 위로드린다”며 “도민들께서 받은 상처에 어떻게 사죄드릴지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며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이라고 밝혔다.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로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며 “그러한 내용과 방법에 결심이 서면으로 말씀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2010년 지방선거 때 안 전 지사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안 전 지사의 정책특별보좌관을 역임했고 지난해 대선 때 안 전 지사 캠프 대변인을 맡는 등 안 전 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전 대변인은 안 전 지사의 친구라는 점을 내세워 충남도지사 선거에 뛰어들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지방선거에서 선전이 예상됐으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발목이 잡혔다.
학생운동 때부터 안 전 지사와 인연을 맺어온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도 안희정계로 분류된다. 허 전 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후보로 도전장을 냈으나 입지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허 전 청장은 이날 정책보고회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와 함께 충남도정에 참여했던 정무라인은 모두 사퇴한다. 윤원철 정무부지사, 신형철 비서실장, 장훈 미디어팀장 등이 물러난다.
아직 여의도까지는 후폭풍이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현역 의원 가운데에도 안희정계는 적지 않다. 이들의 행보도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의 비서실장 출신인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이 대표적 안희정계로 꼽힌다. 안희정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은 백재현(경기 광명갑) 의원, 충남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도 안 전 지사를 도왔던 인물들이다. 정재호(경기 고양을),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도 지난 대선 경선 때 안희정 캠프에서 활동했다.
청와대에는 서천군수 출신의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 안희정캠프 정무특보를 지낸 권오중 사회혁신비서관 등이 안 전 지사 쪽 인물로 분류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