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만 찾는 김무성, 자유한국당에는 자리가 있을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7-11-06 16: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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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다시 양지를 선택했다. 거친 황야는 그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모양이다.

◆ 바른정당에 묻혀있던 김무성 이전 명성 되찾을까

6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대통합을 명분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 의원의 구심점은 김무성 의원이다. 바른정당은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의 양대 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번 탈당으로 두 계파가 완전히 쪼개졌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지만 찾는 김무성, 자유한국당에는 자리가 있을까
▲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결국 김 의원과 유 의원이 같은 길을 걷지 않기로 하면서 바른정당 분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중반부를 넘어가던 시점까지만 해도 김무성 의원은 여당 대표로 절대적인 지지도를 구축하고 있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놓지 않았다.

2016년 초까지만 해도 김무성 의원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추격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지지율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공천파동으로 내홍을 겪었고 당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이른바 ‘옥새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공천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지만 선거 결과는 참담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원내1당 자리를 내주고 김무성 의원은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후 전당대회에서 비박계인 주호영 의원을 지지했으나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면서 사실상 대권의 꿈은 물건너 갔다.

이후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면서 김 의원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이는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까지 이어졌다. 

◆ 김무성의 정치 역정

김 의원의 보수개혁 노선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애초에 창당 동지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경제정책 등 여러부분에서 괴리가 큰 데다 ‘양지의 권력’을 지향하는 김 의원의 성향이 '추운 곳'에서 꾸준히 보수개혁을 시도하는 것과 맞지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초 김영삼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역임했고 제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대통령이 신한국당을 탈당한 가운데 김 의원은 이회장 총재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치 생명을 이어갔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이회창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권을 거머쥐자 친박계로 변신해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17대 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일하면서 친박계의 좌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도 차츰 멀어졌다.

2010년 친이계가 제안한 원내대표 자리를 받아들였고 이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사실상 결별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때 다시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입지를 세웠고 2014년 친박계 거두인 서청원 의원을 꺾고 당대표에 오르며 새누리당을 이끌었다.

◆ 자유한국당에서 자리 찾을 수 있을까

김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귀는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다. 김 의원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친박계는 당장 김 의원의 복당에 반대하고 나섰다. 여전히 친박계 영향력이 작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의원이 활동폭을 넓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최경환 출당을 추진할거면 김무성 의원도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성명서를 내 “김무성 의원이 복당하려면 21대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역시 2일 “김 의원이 복당되면 최고위원 자격으로 징계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고 별렀다. 이 최고위원은 “자기 정치를 위해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 하면서 나갔던 이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홍 대표의 자유한국당 쇄신에 편승해 복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홍준표 대표와도 악연이 있다. 두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회 입성 시기도 1996년 15대 총선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2005년 시절 두 사람은 크게 충돌했다. 계파에서 벗어나 있는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혁신안을 제시하자 친박계 사무총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이 이를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2014년에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보수혁신위원회를 통해 혁신안을 추진하자 홍 대표는 이를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2006년 당시 전국 모든 행사장에서 반대했던 사무총장이 김무성”이라며 9년 전 일을 마음에 담아둔 듯한 발언도 했다.

김무성-유승민 조합만큼 김무성-홍준표 조합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치적 기반이나 추구하는 방향, 개인적 성향 등이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홍준표호 자유한국당에서 김 의원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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