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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속도, KB국민은행 조 단위 배상 결정은 언제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3-21 15: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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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권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한 자율배상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최대 판매처인 만큼 다른 은행의 움직임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의 배상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속도, KB국민은행 조 단위 배상 결정은 언제쯤
▲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최대 판매처인 KB국민은행이 우리, 하나은행 등의 자율배상 논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홍콩 ELS 손실배상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콩 ELS는 현재 은행권의 가장 큰 경영현안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관련 현황보고 정도는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전날 하나은행처럼 정기 이사회 이후 향후 임시 이사회를 통해 관련 안건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판매잔액이 7조8천억 원에 이른다. 은행권 전체 판매잔액(15조9천억 원)의 절반가량을 혼자 판매했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홍콩 ELS 손실 자율배상에 고려해야 할 문제가 더 복잡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은 배상 규모부터 은행권 불완전판매 손실 사태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사태와 관련 일괄적으로 손실률 50%, 배상비율 40~50%를 가정하면 전체 배상 부담금액이 1조6천억~2조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장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ELS 계좌를 기준으로 봐도 손실배상 규모가 1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가장 먼저 이사회에서 자율배상안을 논의하는 우리은행의 평균 배상비율이 4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적용해도 KB국민은행의 배상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은행들의 홍콩 ELS 배상비율을 일률적으로 40%로 가정했을 때 올해 KB국민은행 배상 규모를 1조7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그동안 불완전 판매에 따른 배상이 이뤄진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해 월등히 큰 규모로 파악된다.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는 판매규모가 8224억 원 수준으로 은행들의 배상규모도 현재 홍콩 ELS와 비교하면 훨씬 적었다.
 
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속도, KB국민은행 조 단위 배상 결정은 언제쯤
이복현 금감원장과 은행연합회 회동이 열린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앞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은행은 당시 DLF 판매잔액이 4천억 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는데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1065억 원을 지급했다. 

DLF와 더불어 불완전판매가 인정된 대표 사례인 ‘라임사태’ 때도 은행들의 손실배상 규모는 수백억 원 수준에 그쳤다.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관련 배상액은 우리은행 650억 원, 신한금융투자 425억 원, 하나은행 364억 원, 미래에셋대우 91억 원 등이었다.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는 은행들이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원금 전액 배상안을 수용했던 사례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배상안 논의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상률을 적용하는 일은 부담이 클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어떤 배상안을 내놓느냐는 이번 홍콩 ELS 사태 전체 배상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다른 은행 등 판매사가 자율배상 비율을 높게 산정하더라도 KB국민은행의 비율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평균 배상률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에 금융당국도 KB국민은행의 배상결정 등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8일 은행연합회 이사회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홍콩 ELS 손실배상 관련 질문에 “이번주와 다음주 각 은행의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있기 때문에 각 기관의 입장이 나올 것”이라며 “자연스러운 절차를 거쳐 저희와 소통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홍콩 ELS 예상 배상부담이 적은 우리은행부터 자율배상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22일 이사회를 통해 금감원이 제시한 홍콩 ELS 배상비율 등에 따른 자율배상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은행은 홍콩 ELS 판매잔액이 413억 원 수준에 그친다.

하나은행은 27일 홍콩 ELS 자율배상 방안 논의를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현재 판매된 ELS에 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해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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