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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철수 험난, 유명순 앞 고단한 협상

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 2021-10-25 16: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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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 동안 고용승계를 전제로 하는 소비자금융사업부문의 전체 매각을 우선 순위에 두고 출구전략을 추진했으나 이를 수용하는 금융회사는 없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둔 25일 최고경영자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Who]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철수 험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952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유명순</a> 앞 고단한 협상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매각 실패에 따른 단계적 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철수를 원만히 마무리하고 기업금융부문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노동조합과 갈등 심화, 금융당국과 조율, 고객 피해 최소화 등 넘어야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소비자금융 매각에 실패하며 단계적 철수(청산)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모기업인 씨티그룹이 올해 4월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사업 출구전략을 발표한 뒤 소비자금융 철수전략을 검토해왔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철수전략을 놓고 전체매각, 부분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방식을 검토했는데 최종적으로 단계적 폐지를 선택한 것이다.

매각에 나서는 곳이 없어 불가피하게 단계적 폐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인데 소비자금융 철수에서 고용승계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던 노동조합과 갈등은 피할 수 없어진 셈이다.

앞서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고용승계 없는 부분매각이나 단계적 폐지를 시행하게 되면 소비자금융 부문에 종사하는 2500여 명 직원이 실업자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단계적 철수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경영진은 200만 이상의 고객 보호와 2500명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한 적극적 방안을 모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인 졸속 청산(단계적 폐지)을 선택했다"며 "금융산업 전반의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매각을 유보하고 이후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철수는 대규모 금융소비자와 종사자들이 얽혀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 

당장 소비자금융 철수가 금융당국 인가 사항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철수를 인가 사항으로 판단하면 소비자금융 철수를 직접 심사하며 직원 고용안정, 고객보호, 후속경영안정 등을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초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법 제55조에 따라 은행의 분할 또는 합병, 해산 또는 은행업의 폐업,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 양수도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한국씨티은행 단계적 폐지가 인가 사항인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27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해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철수를 놓고 노동조합과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며 유 행장이 경영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쉽지 않아진 셈이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결정하며 갈등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씨티은행은 노동조합과 협의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들에게는 행내 재배치 등을 통한 고용안정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더해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수하고 금융감독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혹시 모를 피해방지를 위한 소비자보호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유 행장은 지난해 10월27일 한국씨티은행장에 선임돼 곧 취임 1년을 맞는다.

유 행장은 첫 여성 민간은행장으로 화려하게 은행장에 올랐지만 이후 경영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유 행장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평가돼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에서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는 1987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로 입행해 서울지점 기업심사부장, 한국씨티은행 다국적기업 본부장 및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을 거쳐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다.  

유 행장은 "씨티에게 한국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기업금융 사업부문에 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지속해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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