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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기남, 삼성전자 낸드 증설 줄이고 기술격차 확보에 역점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6-01 12: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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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투자속도를 조절한다.

코로나19와 미국과 중국 갈등 등 메모리반도체업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낸드플래시의 양적 경쟁보다 기술 격차를 확보하는 데 힘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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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1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사업장 2공장(P2)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1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이번 투자의 배경을 두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언뜻 삼성전자가 여러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실제로 이번 낸드플래시 투자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낸드플래시 증설이 추진되는 2공장은 앞서 21일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설 투자가 확정된 곳이기 때문이다.

평택사업장 2공장은 복층으로 건설됐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기존에는 상층은 D램, 하층은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공간으로 할당됐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하면서 하층 낸드플래시용 공간의 절반가량이 파운드리용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로 전환되는 공간을 제외하면 웨이퍼 기준 월 4만 장 수준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확보하는 데 그친다고 봤다. 이는 키움증권이 집계한 2019년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월 생산량의 10%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앞서 5월22일에도 “기존 낸드로 할당됐던 2공장 하층부 클린룸(청정실)이 파운드리로 변경하면서 낸드플래시의 생산능력 증가 억제가 불가피해졌다”며 “삼성전자의 향후 낸드플래시에 관해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산업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낸드플래시 투자규모를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2월 이후 코로나19가 국제적으로 확산하면서 낸드플래시와 D램을 요구하는 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갈등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의 제재안을 최근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를 놓고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로 수요와 안전한 재고 수준에 관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국제정치와 질병이라는 불확실성으로 수요와 공급, 재고라는 경제변수들 사이에 훨씬 더 복잡한 방정식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스마트폰, TV 등 제품의 수요가 부진해 낸드플래시 공급과잉 진입과 고정가격의 하락 반전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가격은 3분기에 전 분기보다 3% 하락하고 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7% 하락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부회장이 낸드플래시 투자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셈이다.

다만 김 부회장은 낸드플래시 증설규모와 별개로 기술 중심의 초격차 전략은 그대로 밀고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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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2공장.

김 부회장은 3월18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최우선적으로 4세대 10나노급 D램 및 7세대 수직 적층 낸드플래시(V낸드)를 개발해 기술격차를 확대함으로써 신성장 분야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며 “투자는 시황 변동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33.3%, D램 점유율은 44.1%로 후발주자들과 차이가 크다.

김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 쪽에서 앞선 기술을 내세워 이런 시장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기술에서 다른 기업과 비교해 상당히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플래시는 기본 단위인 셀을 얼마나 쌓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6세대 128단 수직 적층 낸드플래시 등 첨단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에는 7세대 제품인 160단 이상 적층한 낸드플래시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인텔 등 경쟁기업들은 올해 하반기가 돼야 128단 낸드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향후 메모리반도체업황이 회복되면 김 부회장이 내세우는 이런 초격차 전략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28단 낸드플래시 투자에 집중해 경쟁업체와 수익성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며 “2021년에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시설투자(CAPEX)를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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