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중공업·조선·철강

한화시스템 실적 좋아도 주가 힘 못 써, 김연철 매도 대기물량과 싸우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3-06 16:11:0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이 주가에서 대규모 매도 대기물량(오버행)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앞으로 성장성도 밝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규모 매도 대기물량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 실적 성장에도 멈출 줄 모르는 한화시스템 주가 하락

한화시스템 주가는 6일 전날보다 1.71%(140원) 내린 8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공모가였던 1만2250원과 비교하면 34.2% 가량 낮다.
 
한화시스템 실적 좋아도 주가 힘 못 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64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연철</a> 매도 대기물량과 싸우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이 2010년 이후 9년 만에 상장한 계열사로 기업공개(IPO) 당시 시장의 큰 기대를 받았으나 상장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주가는 상장 뒤 보름 만에 1만 원이 깨졌고 잠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올해 1월 말 9천 원이 무너졌다. 지금은 8천 원선 지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주가 관리는 모든 경영자의 주요 과제지만 김 사장에게는 더욱 무거운 과제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한화시스템 주가가 앞으로 한화그룹 경영승계에 쓰일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3.4%를 보유한 2대주주인데 지분 매각을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 주가가 높을수록 에이치솔루션이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되는 만큼 김 사장은 주가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기계부문 대표를 맡다 2019년 9월 한화시스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는 한화시스템이 상장을 2달가량 앞두고 있을 때인데 김 사장은 한화시스템의 안정적 기업공개를 이끌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증권업계는 한화시스템이 지난해뿐 아니라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시스템은 국내 유일의 방산과 IT서비스 융합업체”라며 “방산부문은 첨단무기 관련 예산 확대와 계열사간 시너지, ICT(정보통신기술)부문은 안정적 그룹 물량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김연철, 대규모 매도대기 물량과 힘겨운 싸움

김연철 사장은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난해 한 해 쉬었던 배당을 올해 다시 시작하며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화시스템 실적 좋아도 주가 힘 못 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64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연철</a> 매도 대기물량과 싸우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월14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지분 투자한 개인용비행체(PAV)업체 '오버에어' 개소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개인용 비행체(PAV)사업에 진출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육성업체와 손잡고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는 등 신성장사업도 확대하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화시스템 주가 하락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 더해 방산업종 주가의 전반적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업종 주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무기도입 확대가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근 들어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은 여기에 더해 기본적으로 대규모 매도 대기물량이 투자심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적투자자(FI)이자 한화시스템의 3대주주인 헬리오스에스앤씨는 한화시스템 상장 당시 보호예수(매도금지) 기간을 3개월로 설정했는데 2월12일에 이 기간이 끝났다.

헬리오스에스앤씨는 아직 주식을 매도하지 않아 현재 한화시스템 지분 858만3415주(7.8%)를 들고 있다. 보호예수로 묶여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49.0%), 에이치솔루션(13.4%), 우리사주조합(6.0%) 물량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의 25%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헬리오스에스앤씨가 언제든 이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가가 오르는 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한화시스템이 배당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을 지닌 만큼 헬리오스에스앤씨가 원하는 주가에 이를 때까지 지분을 계속 들고 갈 가능성도 있다.

헬리오스에스앤씨는 애초 3430억 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1주당 1만2250원에 보유 지분의 74% 가량을 처분해 이미 3026억 원을 회수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 1478만5550주(13.4%)의 보호예수도 1년2개월 뒤에는 풀린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과거 한화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중심에 섰던 업체다. 한화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는데 내년 5월이면 상장 당시 설정한 1년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난다.

에이치솔루션 물량은 헬리오스에스앤씨 물량보다 70% 이상 많아 투자심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시장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배당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주주들을 대상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여는 등 기업가치 강화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인기기사

현대차증권 “전고체 배터리 2028년 본격 확대, 삼성SDI 양산경쟁 앞서” 류근영 기자
쿠팡 '멤버십 가입비 인상' 무서운 진짜 이유, 김범석 플라이휠 전략 '순풍에 돛' 남희헌 기자
TSMC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잭팟', 인텔의 모빌아이 ADAS 신제품 수주 김용원 기자
첨단 파운드리 필수 '하이NA EUV' 경쟁 개막, 삼성전자 TSMC 인텔 각축전 김용원 기자
현대건설·GS건설·삼성E&A 사우디 자푸라 수주 정조준, 가스전 싹쓸이 기대 류수재 기자
화웨이 새 스마트폰 출시에 미국정부도 '촉각', 반도체 기술 발전 성과가 관건 김용원 기자
HLB,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인 미국 보스턴에 사무소 설립 김민정 기자
한국전력 한전KDN 지분 매각 반대 직면, 헐값 매각·민영화 논란 터져나와 김홍준 기자
KB증권 “HBM 경쟁 심화는 국내 반도체장비업체에 기회, 한미반도체 수혜” 박혜린 기자
[조원씨앤아이] 윤석열 지지율 31.8%로 하락, 차기 대선주자 이재명 1위 김대철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