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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태영그룹 계열분리까지 가나. 윤석민 지배구조 개편 시동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1-23 14: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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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추진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태영그룹이 지상파방송인 SBS를 지속 보유하려면 자산 규모를 10조 원 이내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계열분리 등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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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23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태영건설이 사업회사 ‘태영건설’과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칭)’으로 나뉘면 기업가치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이번 분할 결정을 통해 성장동력인 TSK코퍼레이션과 블루원, SBS미디어홀딩스, 인제스피디움 등의 숨겨져 있던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며 “분할 전 기업가치와 앞으로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시가총액 상승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새로 출범하는 태영건설은 정부의 신도시 공급확대 기조에 따라 건설사업에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설되는 지주회사 역시 환경사업을 하는 TSK코퍼레이션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두 자릿수의 실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태영건설은 기업분할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 효과로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그룹의 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기는 시기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의 자산규모가 10조 원을 넘으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기존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한다.

가장 큰 문제는 태영그룹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방송법상 지상파방송인 SBS를 소유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방송법 제8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한 대기업집단은 지상파방송 사업자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소유제한을 두고 있다.

2019년 5월 기준 태영그룹의 자산은 8조4천억 원 규모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에 1조6천억 원가량 못미치는 상황인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하면서 자산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그룹은 다른 대기업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사례처럼 인적분할 뒤 지분스왑 등을 통해 지주회사를 향한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이 큰데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등을 동반하면 자연스레 자산이 늘게 되기 때문이다.

2018년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HDC그룹 사례를 보면 분할 이후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면서 지주회사 전환효과만으로 자산 규모가 7천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HDC그룹은 사업 다각화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전후해 자산이 2조 원 넘게 늘었고 이에 따라 2019년 사상 처음으로 자산 규모 10조 원을 넘기면서 순환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그런 점에서 태영건설이 자산규모 10조 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 장기적으로 비주력자산 매각, 계열분리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계열분리는 윤 회장의 동생인 윤재연 블루원 대표이사 사장이 계열사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재연 사장은 지난해 5월 기준 물류사업을 하는 태영인더스트리의 지분 31.6%를 보유해 윤 회장에 이은 개인 2대주주, 골프장 등 레저사업을 하는 블루원 지분 10.4%를 보유해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태영그룹이 계열분리를 한다면 윤 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데 특히 블루원은 태영그룹에서 태영건설, SBS, SBS미디어홀딩스 등에 이어 5번째로 자산 규모가 큰 계열사로 지난해 5월 기준 자산 규모가 5147억 원에 이른다.

사모펀드 머스트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8월 태영건설에 경영참가를 선언할 때 “태영건설은 가족 사이 계열분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블루원과 태영인더스트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을 보였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블루원은 경주 블루원 상단부지 개발사업과 천북관광단지 개발사업이 더해지면 태영그룹 기업가치에 큰 비중을 차지할 미래 성장동력이고 태영인더스트리는 설립 이래 꾸준한 실적을 내는 알짜 회사”라며 “가족 사이 계열분리가 진행돼 이들 자회사의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긴다면 태영건설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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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연 블루원 대표이사 사장.

태영건설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 방송법과 공정거래법의 충돌로 SBS를 보유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SBS미디어홀딩스를 태영건설이 아닌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로 두면서 이 문제를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BS는 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이자 태영건설의 손자회사인데 현재 지분구조에서 태영건설 위에 지주회사만 생기는 방식으로 체제 전환이 이뤄지면 SBS미디어홀딩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의 증손자회사인 SBS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법은 지상파방송사의 소유 지분 제한을 40%로 두고 있어 방송법과 공정거래법의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SBS미디어홀딩스가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면 '티와이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SBS'의 지배구조를 갖춰 문제될 것이 없다.

태영건설은 현재 자회사 SBS미디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36.9%를 통해 SBS를 지배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분할 결정은 경영 전문성과 투명성 증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할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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