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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의 쌍용차 자금지원' 마힌드라 요청에 고민 깊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1-22 15: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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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산업은행의 쌍용차 자금지원' 마힌드라 요청에 고민 깊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의 자금지원 요청을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명분이 없는데 요청을 받아들이면 ‘퍼주기’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일자리 문제가 얽혀 있는 만큼 단칼에 거절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쌍용차가 제시할 구체적 경영 정상화방안에 지원 여부가 달려있다는 말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제시하는 경영 정상화방안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파완 쿠마 고엔카 사장은 2022년까지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전달하며 산업은행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에 자금을 투입하고 포드와 제휴를 통해 3년 뒤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쌍용차가 중장기 세부계획을 짜고 있다.

구체적 금액까지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고엔카 사장이 직원 간담회에서 흑자전환을 위해선 3년 동안 5천억 원이 필요하다면서도 직접투자를 약속한 금액은 2300억 원에 그친다. 결국 남은 2700억 원을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쌍용차에 시설자금으로 1900억 원을 빌려줬고 이 가운데 900억 원의 만기가 7월 돌아온다.

사실 이 회장은 어느 면으로 봐도 자금지원이 내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취임할 때부터 산업은행의 본래 업무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임을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발맞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의 지원 요청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주주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을 각오로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원하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마힌드라의 행보는 이런 모습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오히려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세우는가 하면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만나는 등 정치적으로 읽힐 수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일자리를 볼모로 최대한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마힌드라의 속셈이 뻔하다”며 “만약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요구를 거절해 쌍용차에서 대량 실직사태 등이 벌어지면 총선에 미칠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의 최대주주 GM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군산공장을 철수하며 정부를 압박해 8100억 원을 지원받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한국GM의 2대주주인 만큼 주요주주로서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내야 할 명분이 있었다.

반면 쌍용차는 산업은행에게 단순 채무자에 그친다. 자칫 일자리를 볼모로 삼는 기업에 끌려다닌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

이번 지원이 흑자전환으로 되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

마힌드라는 5천억 원의 지원이 있으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미래사업을 위해 연구개발을 비롯해 대규모 투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면 결국 판매를 늘려 돈을 벌여야 하는데 쌍용차는 국내외 모두에서 판매량이 신통치 못하다.

쌍용차는 ‘SUV 명가’로 이름을 날렸는데 너나 할 것 없이 SUV를 내놓는 상황에서 예전만큼의 경쟁력을 갖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는 쌍용차와 산업은행이 당분간 경영 정상화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총선을 앞두고 울며 겨자먹기로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그 명분을 쌍용차가 얼마만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한동안 경영 정상화방안을 놓고 양쪽이 ‘밀고 당기기’를 이어갈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인건비 절감 등 노사의 희생을 더 요구해 충분한 명분을 쌓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산업은행을 찾아온 평택지역 국회의원인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유의동 새로운보수당 의원에게 “쌍용차의 경영난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으며 쌍용차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방안이 제시되면 산업은행도 합리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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