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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3년 공들인 생수사업 출발 삐거덕, 오리온 제주 설득에 매달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  2019-12-17 15: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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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오리온그룹 경영총괄 부회장이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둘러싼 제주도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 등 수출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애를 태울 수밖에 없다.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처음부터 국내시장보다 중국 등 해외시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진행한 사업이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경영총괄 부회장.

허 부회장은 제주용암수를 한국을 대표하는 물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내놓았는데 사업의 시작부터 ‘원수 공급 불확실성’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17일 오리온에 따르면 제주용암수의 중국 수출을 2020년 상반기에 시작할 계획을 세워두고 2020년 초부터 제품을 빠르게 수출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용암수를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커피’ 매장에 입점하는 것 외에도 중국 오프라인시장에 진줄하기 위해 사업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리온이 빠른 시일 안에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두고 제주도와 협의점을 찾지 못하면 허 부회장이 3년을 꼬박 공들인 ‘물 사업’이 제대로 출발선상에 올라설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용암해수 등 물 공급과 관련된 지하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제주도 물정책과 관계자는 1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오리온이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계속 고집하면 원수인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중국 수출제품을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정식으로 공급계약을 맺지 않고는 제주도가 원수를 계속 공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리온과 제주도가 마찰을 빚고 있는 부분은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와 관련된 것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용암해수 공급계약을 정식으로 맺지 못하면 제주용암수제품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제주도 용암해수단지에 들어가는 기업들은 1차적으로 입주계약을 맺은 뒤 용암해수 공급계약을 체결해 제주도의 물을 사용한 여러 사업을 추진한다. 

오리온은 용암해수단지 입주계약은 맺었지만 용암해수 공급 등과 관련된 문제를 관장하는 제주테크노파크와 정식 공급계약은 아직 맺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2019년 가을쯤부터 기계들의 시험가동, 시제품 생산 등을 위해 오리온에 임시로 물을 공급해주고 있는 것이지 정식 사업을 위해서는 사업계획서 제출, 공급계약 체결 등의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리온도 다른 기업들과 똑같이 정식절차를 밟아야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고 안 좋은 선례를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리온과 제주도 물정책과,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지원센터 관계자들은 12월 둘째 주에도 만나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 문제에 관해 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당시 회의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제주도 측이 오리온에 사업계획서를 빨리 제출하고 공급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요구한 것 외에 진전된 내용은 오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은 제주용암수 국내사업뿐 아니라 기존 목표인 해외사업을 위해서라도 제주도와 협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절실하다.

허 부회장은 올해 11월 제주용암수 기자간담회에서만 해도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와 관련된 음해성 루머 등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제주도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며 원수 공급 중단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허 부회장은 “오리온은 제주도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 허 부회장으로서는 그만큼 협의가 간절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생수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24배 큰 데다 해마다 15%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허 부회장은 중국시장에서 루이싱커피 3700여 개 매장에 제주용암수를 입점하고 오리온의 기존 제과 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에비앙’, ‘피지’ 등 고급생수들과 제대로 맞붙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시장을 시작으로 2020년 하반기에는 베트남, 그 뒤에는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프랑스 식품기업 ‘다농’이 생수제품 ‘에비앙’으로 세계시장에서 매출 2조를 올리고 있는 것처럼 ‘제주용암수’를 오리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제주용암수 사업은 허 부회장이 2014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오리온 사업 다각화의 한 축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을 제과기업이 아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간편대용식품, 디저트, 기능성 물, 건강기능식품 등 4대 신사업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올해 11월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제주용암수를 오리온 음료사업의 밀알로 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17일 제주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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