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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박현주 정몽규를 주인자격 갖췄다고 평가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9-04 15: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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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결과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 인수후보 가운데서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결국 채권단이 이 컨소시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현주</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47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규</a>를 주인자격 갖췄다고 평가할까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 사모펀드(PEF) KCGI,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가운데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

우선 자금력 측면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개별기준으로 1조2천억 원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의 자금력이 더해지면 인수자금 마련에 당장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채권단의 고민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오너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모두 의욕을 강하게 보이고 있어 두 사람 모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쏟을 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은 주력인 건설사업의 성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 회장이 신사업으로 면세사업, 레저사업 등을 육성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 역시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재무적투자자(FI)로서 미래에셋대우의 참여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도 최근 직접 아시아나항공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고위 관계자를 만나면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항공사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고 항공업과 거리가 먼 건설업이 주력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보인다. 특히 채권단 입장에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항공업 경험도 없는 기업이 기존 대주주를 몰아내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 만한지는 두고두고 말이 나올 수도 있는 대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 나오고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기존 사업 다각화 방향성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아시아나항공과 HDC신라면세점과의 사업 시너지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 및 불안정한 현금흐름 등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음으로 유력한 곳은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은 인수전 초반부터 꾸준히 참여의사를 밝혀왔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 번에 대형항공사를 포함해 여러 항공사를 거느린 항공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만 품더라도 제주항공을 더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선두를 확실히 다지게 된다.

채권단은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을 빠르게 키워냈다는 점에서 항공업 운영경험 측면에서는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낫게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와 대형항공사의 사업구조나 수익구조 등이 크게 다른 만큼 다른 단점을 충분히 덮을 만한 장점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단순히 규모만 다른 게 아니다.

제주항공은 단일 기종만 운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수익을 낸다. 단일 기종을 운영하면 항공기의 구매나 임대가 쉽고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등의 훈련비용과 정비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다양한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또 제주항공은 단거리 노선만 운용하는 데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유럽과 미국 등 장거리 노선도 다수 운영한다.

제주항공은 보잉의 항공기만 운용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버스와 보잉의 항공기를 모두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애경그룹 역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 애경산업은 2분기에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고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제주항공 역시 2분기에 적자를 냈다. 본업이 좋아도 자금력이나 인수 이후 투자여력 등을 놓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본업에서도 허덕이고 있다.

KCGI는 사실상 채권단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여전히 진정성을 놓고 의심을 받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이유를 놓고 “항공업 전체 위기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항공업 전체의 미래를 말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맞지 않는 얘기”라며 “KCGI가 본입찰에 참여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예비입찰 결과를 놓고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각주체가 금호산업인 만큼 말하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면서도 “시장의 불안이 발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3일 9% 이상 하락했고 미래에셋대우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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