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공정경쟁' 내건 윤석열, 검찰의 칼 끝에 기업을 떨게 하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7-26 14: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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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공정경쟁' 내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6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검찰의 칼 끝에 기업을 떨게 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사람에게 풍요와 희망을 선사해야 할 시장기구가 경제적 강자의 농단에 의해 건강과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헌법체제의 본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사가 재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윤 총장은 공정하고 건강한 시장경제에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는데 검찰조직의 키를 잡자마자 평소 소신을 거침없이 보였다.

2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윤 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공정한 경쟁질서를 들면서 앞으로 기업의 불법행위를 놓고 검찰 수사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공쟁한 경쟁질서를 전면적으로 제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는 부정부패와 사회적 비리를 척결하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윤 총장의 전임자인 문무일 전 총장은 취임사에서 부정부패와 사회의 구조적 비리 수사를 강조했고 김수남 전 총장 역시 부정부패 척결을 전면에 내세웠다. 윤 총장과 인연이 깊은 채동욱 전 총장도 취임사에서 강력한 부패척결 활동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부정도 부패도 비리도 언급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윤 총장은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헌법의 핵심가치인 자유와 평등을 조화하는 정의”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정치 분야와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함께 언급하기는 했으나 취임사의 초점은 시장경제질서에 맞춰진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의 생각과 그동안의 행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취임사 설명자료를 통해 시장의 규칙이 깨지면 모든 것이 다 무너지기 때문에 규칙을 위반하는 반칙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윤 총장의 신념이라고 부연했다.

또 윤 총장은 시장경제와 가격기구,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증진해 왔고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는 강한 믿음을 지니고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윤 총장의 부친은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윤 교수는 ‘한국경제의 불평등 분석’이라는 연구저서를 냈을 정도로 경제학 분야에 미친 영향이 크다.

윤 교수는 윤 총장이 1979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할 때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선물했다. 윤 총장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이 책을 꼽을 정도로 프리드먼의 사상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또 합리적 개인의 선택이 시장경제를 만든다고 주장한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철학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2006년 현대차 비자금사건 수사에 참여해 정몽구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이끌어 낸 것도 공정경쟁을 향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윤 총장은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정몽구 회장의 구속을 요청하며 사직서를 제출하는 결기를 보였다.

윤 총장의 공정경쟁을 향한 관심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행보에도 드러난다. 그는 2017년 6월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 가장 먼저 미스터피자의 갑횡포 수사에 착수했다. 2018년 12월에는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을 방문해 마칸 델라힘 반독점국장과 만나기도 했다.

검찰총장이 공정한 경쟁질서를 전면적으로 부각한 만큼 기업계의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들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법원이 기각하기는 했으나 검찰이 두 차례나 김태한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윤 총장은 취임식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맡은 검사들에게 “흔들림 없이 수사하라”는 별도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제대로 마무리 해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의 첫 사례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외에도 윤 총장이 몸담았던 서울중앙지검에서 맡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건을 비롯해 최근 공정위가 담합으로 검찰 고발한 효성, 현대엘리베이터, 녹십자MS와 사익편취로 고발된 대림산업 등 기업도 더욱 날카로운 검찰의 칼 끝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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