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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서둘러 내놓지 못하는 까닭

감병근 기자 kbg@businesspost.co.kr 2019-06-21 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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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낮은 예대율을 올리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주택담보대출상품의 출시가 꼽히지만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되기 전에는 기술적 문제와 자본확충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서둘러 내놓지 못하는 까닭
윤호영(왼쪽) 이용우(오른쪽)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

21일 은행권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카카오뱅크가 은행권 최저 수준의 신용대출 금리로 공격적 대출전략을 펴고 있지만 예대율을 좀처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금 비중을 말한다. 높을수록 은행의 자본 활용이 뛰어나다는 뜻이지만 예대율이 100%를 넘어가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카카오뱅크는 예대율을 두고 시중은행과 정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 

가계대출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새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예대율 100%를 넘기지 않기 위해 예수금을 확충하고 가계대출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5월 말 기준으로 수신규모가 16조8200억 원, 여신규모가 10조7130억 원으로 집계돼 예대율이 63.7%를 나타냈다.   

4월 말(62.6%)과 비교해 소폭 높아졌지만 시중은행들이 90% 넘는 예대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 여전히 차이가 크다.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이 이처럼 낮다는 것은 대출을 할 여력이 있다는 뜻인데 그만큼 수익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카카오뱅크가 예대율을 대폭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는 방안이 꼽힌다. 

주택담보대출은 개인 신용대출과 담보범위가 다른 데다 대출금액도 커 카카오뱅크의 대출규모를 지금보다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기술적 부분과 자기자본비율 등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상품 출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시작하면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모든 절차를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지금껏 해온 개인 신용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카카오뱅크가 이와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과 최소 1년 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3.41%다. 지난해 말보다 0.4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케이뱅크(12.48%)를 빼면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대출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일정 점유율을 확보했고 지금보다 신용대출 금리를 더 내린다고 해도 급격한 점유율 증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처럼 저금리를 내세운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다면 카카오뱅크 출범 초기의 신용대출처럼 대량의 대환대출이 카카오뱅크로 몰릴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카카오뱅크가 증자 등으로 이에 관한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다면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제대로 팔기도 전에 자기자본비율을 지키기 위해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출시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에 오르고 나서야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 문제 등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출시는 추가 증자가 이뤄진 뒤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추가 증자는 카카오가 최대주주에 올라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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