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그린 프리미엄' 낮아져, 2030년 내연기관차와 가격 비슷해질 전망

▲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 설치된 충전소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에 붙었던 ‘그린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중저가 모델을 내놓기가 수월해 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2030년에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는 “5년 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내연기관차보다 2~3배 비쌌지만 현재는 많은 모델에서 그린 프리미엄이 줄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놓았다. 

그린 프리미엄은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수반하는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가격 차이를 뜻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자신의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 소개한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의 제조와 소비에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전기차가 화석연료보다 환경 친화적으로 평가되는 에너지를 사용해 제조 비용이 높았는데 이러한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2023년에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60% 이상은 이미 동급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하게 팔렸다. 

미국과 유럽등 다른 주요 국가들에서도 전기차 제조 비용이 꾸준히 감소해 2030년에는 내연기관 차량들과 엇비슷한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리튬과 같은 배터리 필수 광물의 가격이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배터리셀 가격도 떨어졌다”며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충전 설비도 충분히 설치됐다”라고 짚었다. 

세계적으로 둔화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고금리로 전기차 수요가 줄었지만 경기가 순환해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근거로 제시됐다.  

줄어든 그린 프리미엄과 수요 반등 전망에 맞춰 중저가 모델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에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내용도 있었다. 

테슬라가 1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2만5천 달러(약 3437만 원) 가격대의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크게 반등한 사례도 제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고가 전기차는 규모의 경제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며 ”(서구) 전기차 제조사들은 고급 모델에 집착을 버리고 중저가 차량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