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핵심 희토류' 지배력 약화, 채굴 국가 늘고 공급망 다변화

▲ 세르비아 크리벨리 지역 인근에 위치한 노천 광산에서 트럭들이 광물을 운반하고 있다. 이 광산은 중국 쯔진(Zijin)마이닝 그룹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에 핵심 원료인 희토류에 보였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호주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채굴을 늘려 중국의 점유율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중국 북부 희토류 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희토류 공급망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관증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전년도보다 7.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에 기록했던 38%와 비교해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또한 2022년 전 세계 희토류 수출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70% 가량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20% 포인트 하락했다는 내용의 집계 결과를 내놓았다. 

SCMP는 “희토류 공급처가 다변화되면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첨단 제조업에 희토류 사용이 늘어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각국이 채굴을 적극적으로 늘린 결과로 분석됐다. 

호주나 미국과 같은 국가들이 희토류 발굴에 성과를 내면서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라오스와 말레이시아 그리고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지역 국가들도 자국 내 매장처를 탐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채굴에 따른 환경 파괴 가능성이 높아 기존에는 환경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중국이 공급망에 지배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교수실무대학(CPP)의 스튜어트 오르 교수는 SCMP를 통해 “미국과 무역망을 갖춘 국가들은 (희토류 수출에서) 중국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중국 희토류 업체들이 거두는 수출 마진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중국 희토류 채굴 기업은 시장 지배력에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희토류 기업인 샤먼 텅스텐은 19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주도하는 희토류 공급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