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상반기 손해보험회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에 나설지 주목된다.

손보사들은 올해 초 코로나19 기간에 차량 운행량이 줄며 사고가 감소하자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내렸었다.
 
양호한 차보험 손해율에 보험료 추가 인하 가능성, 장마피해와 총선이 변수

▲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낮출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화재가 침수 차량을 견인하는 모습. <삼성화재>


다만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절적 요인에 따라 크게 변화할 수 있어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손보사 7곳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3%로 집계돼 적정손해율 범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업계는 손해보험회사가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자보험 적정 손해율을 78~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손해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손해보험회사들에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내려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여름 장마와 겨울 폭설에 영향을 많이 받고 특히 겨울에 한층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9월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1만2041대의 자동차가 침수되면서 1375억 원의 추정손해가 발생했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5%였으나 겨울까지 포함한 12월까지 1년 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7%까지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금융당국에서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 카드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손보사들이 은행과 카드 등 다른 금융사처럼 상생금융 지원을 이유로 금융상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은 최근 한화생명 상생금융 행사에 참석해 “보험업권의 특성상 상생금융 상품을 은행과 같이 내놓기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여력’이 된다면 자율적으로 해주시는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업권별로 특성에 맞춘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에둘러 요청한 바 있다.
 
양호한 차보험 손해율에 보험료 추가 인하 가능성, 장마피해와 총선이 변수

▲ 현재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여름과 겨울의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서울 서초대로 일대에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 모습. <연합뉴스>


게다가 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는 점도 손보사들의 고심거리 가운데 하나다.

금융당국에서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기자 보험료 인상을 저울질했으나 1년 뒤에 열리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때문에 당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보험료 인상을 주저했다.  

특히 올해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 보험료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침수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집계가 안됐고 계절적으로 겨울에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겨울철 손해율을 모르는 현재 시점에서 보험료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와 같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유지가 된다면 보험료가 인상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연말 정도는 돼야 자동차 보험료 조정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