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운용사 TSMC '매도' 삼성전자 '매수', "경기침체 견딜 힘 갖춰"

▲ 글로벌 투자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펀드매니저가 10일 블룸버그를 통해 TSMC 주식은 매도하고 삼성전자 주식은 매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투자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가 TSMC보다는 삼성전자가 더 투자하기 좋은 가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에서 32억 달러 규모의 ‘일본 제외 아시아 주식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조나단 파인스 펀드매니저는 10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TSMC에 투자를 고려하려면 우선 주가가 15~20%는 하락해야 한다”며 “반면 실적 바닥을 찍은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3~6개월 동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파인스 매니저가 운용하는 ‘일본 제외 아시아 주식펀드’는 지난 3년 동안 88% 동종 펀드들을 앞섰을 만큼 훌륭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TSMC의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은 13.27배로 최근 10년 평균 PER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지정학적인 긴장과 반도체 사이클 하락으로 인해 위험요소가 커지면서 여전히 투자를 하기에는 가격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파인스 매니저는 2022년 말~2023년 초 펀드 내에서 대부분의 TSMC 주식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도 비슷하게 2022년 10~12월 TSMC 주식을 약 5170만 주 매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했던 TSMC 주식 가운데 약 86%를 처분한 것이다.

버핏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TSMC는 세계에서 가장 잘 관리되고 중요한 회사이지만 지리적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TSMC 주식을 매도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파인스 매니저는 삼성전자 주식이 매수하기 좋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TSMC 주식은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 4.2배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PBR 1.1배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실적이 바닥을 찍고 있고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파인스 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는 최근 3~6개월 동안 삼성전자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 감산을 발표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파인스 매니저는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게다가 통합된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불황 시기에도 침체를 견뎌낼 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