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 쿠팡 CEO 강한승 SNS 사랑, 고객과 투자자 '와우' 할 때까지

▲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사장.

[비즈니스포스트]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 홍보맨을 자처한다.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쿠팡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뿐 아니라 여러 언론 보도를 수시로 올리며 쿠팡의 긍정적인 모습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홍보 초점은 쿠팡의 가장 중요한 리더십 원칙 ‘고객을 와우하게 만들자(Wow the customer)’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강 사장이 쿠팡의 고객 만족을 넘어 실적 개선을 통해 투자자까지 만족시키는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18일 강 사장의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지인들과 소통하는 수단보다 쿠팡의 다양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알리는 채널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강 사장은 가능하면 매일 1개씩, 적어도 3~4일에 1개씩은 꼭 페이스북에 소식을 올린다. 하루에 여러 번 소식을 업데이트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 소식은 거의 올리지 않는다. 대부분 본인이 몸담은 회사 쿠팡 얘기뿐이다.

강 사장은 이날도 어김없이 소식을 올렸다. 

그는 “지난주는 손흥민 선수와 함께 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있어서 로켓와우 회원님들께 모두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경기장을 찾아주신 10만8천 명의 와우 회원님들, 쿠팡플레이로 집에서 함께 관람해 주신 300만 와우 회원님들, 그리고 이 행사를 지원해주고 함께 즐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쿠팡플레이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 FC를 한국으로 초청해 13일과 16일에 경기를 연 것과 관련해 소감을 전한 것이다.

쿠팡에 따르면 두 경기를 모두 합쳐 약 300만 명이 쿠팡플레이에 접속해 경기를 시청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강 사장은 앞서 14일에도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에 대한 SNS 반응을 다룬 ‘쿠팡뉴스룸(쿠팡의 홍보채널)’의 콘텐츠를 공유하며 “쿠팡은 앞으로도 로켓와우 회원님들에게 더 큰 기쁨과 감동을 선사해 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사장이 알리는 소식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국한하지 않는다.

회사의 조직문화나 쿠팡의 고객경험 강화 사례, 쿠팡의 사회적 기여 등 쿠팡의 대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례들이라면 언제든지 소식을 퍼나른다.

최근에는 도서지역이라 빠른 배송이 불가능하고 배송을 신청하더라도 추가 비용을 내야만 했던 제주 우도를 쿠팡의 배송 가능 권역으로 편입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사례를 몇 번에 걸쳐 공유하기도 했다.

쿠팡이 지역사회에 대규모로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들을 지방에 다시 불러모으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언론의 보도를 스크랩해가며 재빠르게 퍼날랐다.

쿠팡 임직원이 사회에 끼친 선한 영향력을 알리는 것도 그의 몫이다.
판사 출신 쿠팡 CEO 강한승 SNS 사랑, 고객과 투자자 '와우' 할 때까지

▲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사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쿠팡 관련 소식을 수시로 전한다. <쿠팡 홈페이지>

4일에는 쿠팡 배송기사가 음주운전 차량을 발견하고 추적해 붙잡은 소식을 공유하기도 했으며 앞서 4월에는 몰카범을 잡은 쿠팡 배송기사의 사연도 소개했다.

필요하다면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쿠팡의 부정적 행태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기도 한다.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담당하는 자회사 CPLB의 제품 10개 가운데 9개가 소상공인 제품이라며 CPLB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내용의 콘텐츠를 제작해 6월 말 뉴스룸에서 공개했다.

강 사장은 곧장 이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쿠팡이 중소상공인 제품의 디자인 등 특징을 베껴 자체브랜드로 만들고 있다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런 강 사장의 행보는 ‘고객을 와우하게 만들자’는 쿠팡의 최우선 리더십 원칙을 가장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쿠팡의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로서 회사의 좋은 면을 적극적으로 알려 대외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쿠팡이 추구하는 고객 묶어두기(락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이 ‘고객 와우’를 바탕으로 투자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증권사의 주된 관심사다.

강 사장은 2020년 말 쿠팡의 경영총괄 대표로 선임된 뒤 쿠팡을 1년 반 넘게 이끌고 있다. 이 시기 쿠팡은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해 수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쿠팡은 물류센터 화재 등으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손실을 내며 ‘과연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인가’라는 의구심을 받기도 했다.

올해 1분기에 제품커머스부문(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에서 조정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으로 흑자 288만 달러를 내긴 했지만 이 흑자가 일시적인 것인지 추세적인 것인지는 여전히 확인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전략 선회와 저성장은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재편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2분기 쿠팡 총거래액이 시장 성장률을 넘어서는 고신장을 지속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면 쿠팡이 온라인 시장 재편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내다봤다.

강 사장은 법조인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강 사장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2020년 11월 쿠팡의 경영관리총괄 대표에 올랐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사법시험(33회)에 합격한 뒤 군 법무관으로 병역을 마쳤다. 이후 서울지법 판사로 법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판사(국회 파견)와 주미 한국대사관 사법협력관, UN(국제연합)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정부대표, 헤이그 국제사법회의 정부대표, 청와대 대통령 법무비서관 등 다양한 자리를 거치며 입법과 사법, 외교, 행정 등을 두루 경험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