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 중저가 스마트폰 격돌, 고의 성능저하 논란 변수될까

▲ 갤럭시A23 예상 이미지. <트위터>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두고 정면대결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A시리즈의 인기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시장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성능제한 논란에 휩싸인 반면 경쟁제품인 아이폰SE3이 높은 성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것으로 파악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거센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월 중순부터 갤럭시A33과 A53시리즈를 시작으로 A73, A33, A23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제품인 만큼 삼성전자에게는 플래그십인 S시리즈보다도 오히려 중요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제품은 갤럭시A12로 2021년 한 해 동안 약 5180만 대가 출하됐다. 2위부터 4위까지는 아이폰12, 아이폰13, 아이폰11이었다.

특히 갤럭시A12는 160달러(약 19만6천 원)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12를 중심으로 전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장악하며 2021년 약 2억7070만 대를 출하해 판매대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억3790만 대를 판매한 애플이 뒤를 이었다.

새로운 갤럭시A시리즈도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A23의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20만~30만 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바일 프로세서는 퀄컴의 ‘옥타 코어 스냅드래곤’이 적용되고 뒷면에는 5천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등 4개의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A23는 최근 해외 유명 IT팁스터(정보 유출가)들에 의해 실물 예상 이미지가 처음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애플 중저가 스마트폰 격돌, 고의 성능저하 논란 변수될까

▲ 아이폰SE3 예상 이미지, <트위터>

하지만 9일 공개되는 애플의 중저가 모델 아이폰SE3이 갤럭시A시리즈의 지위를 위협할 가능성이 나온다.

아이폰SE3은 2020년 출시된 아이폰SE2 이후 2년 만에 출시되는 애플의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4.7인치에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5G를 지원하며 최신 플래그십 아이폰과는 달리 터치ID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SE3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모바일 프로세서(AP)다.

아이폰13에 탑재됐던 AP와 같은 ‘A15 바이오닉’이 아이폰SE3에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근 플래그십 모델의 성능을 갖췄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15 바이오닉은 경쟁 AP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200보다 속도나 전성비(전력소모량 대비 성능) 등에서 모두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아이폰SE3는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루프캐프털마켓의 존 도너반 연구원은 “가장 저렴한 아이폰SE3은 이전 모델(399달러)보다 100달러가량 저렴한 299달러(약 36만 원)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신뢰성 문제가 커지고 있는 점도 새로운 A시리즈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22 시리즈 등에서 게임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문제가 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을 끄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아직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측정(벤치마크) 사이트인 ‘긱벤치’는 이번 사태를 삼성전자의 부정행위로 인식해 2019∼2022년 출시된 갤럭시S10, S20, S21, S22 시리즈를 모두 성능측정 목록에서 퇴출했다. 

삼성전자 전에 긱벤치에서 퇴출된 스마트폰 제조사는 중국의 원플러스, 화웨이, 샤오미 뿐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는 이번 사태로 상당한 훼손을 입게 됐다.

갤럭시A시리즈에도 GOS가 적용돼 있었던 만큼 추가적으로 긱벤치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긱벤치 개발자 존 풀은 5일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GOS 이슈는 일종의 벤치마크 치팅(부정행위)일 수 있으며 조사 범위를 더 확대하겠다”며 “현재까지는 갤럭시S8까지 조사했지만 더 많은 테스트를 진행해 문제가 되는 모델을 벤치마크 리스트에서 삭제할 것이며 이는 영구적 조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