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목 CEO] 현대차 대표 장재훈, 제네시스로 중국 뚫나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22년 더 무거운 역할을 짊어지게 됐다. 

장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도 판매량 증가세를 유지하며 선방했는데 올해는 전기차와 제네시스를 앞세워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중국과 일본시장에서 판매실적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4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2021년 연말인사를 통해 부회장직을 없애고 사장 수를 5명이나 줄이면서 앞으로 장 사장에게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장 사장은 2021년 3인 대표체제에서 현대차 대표이사에 올랐는데 현대차는 올해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2인 대표체제가 됐다. 1년 만에 장 사장의 회사 내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장 사장은 2021년 반도체부품 부족 이슈에 따른 국내 판매 감소에도 해외시장에서 선전을 통해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 확대를 이끌었다. 

현대차는 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 72만6838대, 해외에서 316만4143대 등 글로벌시장에서 완성차 389만981대를 팔았다. 

2020년과 비교하면 국내판매는 7.7% 줄었지만 해외판매는 7.0% 늘었다. 국내와 해외를 합하면 3.9% 증가했다. 

특히 장 사장이 사업본부장까지 맡아 직접 이끌고 있는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국내와 미국에서 선전하며 전체 판매량 증가를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판매량이 국내에선 전년보다 30%가량 늘었고 미국에선 200%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 제네시스를 단독 브랜드로 출범한 뒤 현대차 대표이사가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겸임한 것은 장 사장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올해 전기차 판매 확대를 본격화하면서 현대차의 대표적 마케팅 전문가인 장 사장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시선이 많다.

장 사장은 현대차 대표이사로 발탁되기 이전 마케팅 전문가로 현대차 경영지원본부장 겸 국내사업본부장 겸 제네시스사업본부장으로 일해왔다.

특히 프레지던트컵 후원 등 골프 마케팅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제네시스의 고급차 이미지를 굳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대차는 국내에 이어 올해부터 전기차 아이오닉5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데다 연말에는 아이오닉6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은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기존 100만 대에서 170만 대로 늘렸다”며 “이에 따라 내년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22년 세계시장에서 전기차 22만 대를 판매할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현대차 전기차 판매 추정치보다 약 56% 늘어나는 수치다. 현대차는 2021년 세계시장에서 전기차 14만 대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처음으로 미국에서 혼다를 제치고 연간 판매 '톱5'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는 제네시스와 전기차를 앞세워 미국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장 사장으로서는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중국과 일본시장 안착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중국은 유럽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시장이다. 현대차가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면 전기차 판매량 확대에도 큰 힘이 된다.

장 사장이 중국에서 제네시스사업에 공들이는 것은 현대차 판매회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이 고급차 위주로 판매량이 늘고 있어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 이미지 제고에 성공하면 중국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릴 무기가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도 세계 주요 골프대회를 후원하며 골프 마케팅을 강화해 중국에서 고급차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지난해 야심차게 중국에 제네시스를 론칭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진행하고 있지만 판매량 회복에서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에서 도매 기준으로 자동차 34만9천 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0%가량 후퇴했다.

앞서 현대차는 2021년 중국에서 56만2천 대의 판매계획을 발표했지만 목표를 사실상 달성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이전인 2016년 현대차 판매량 수준과 비교하면 지난해 판매량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일본 재진출도 장 사장으로서는 중요한 과제인데 이 역시 전기차 판매량 확대 전략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글로벌 판매 권역체제를 크게 3개 대권역으로 통합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권역과 국내사업본부를 통합해 한국아태대권역으로 묶는 방안까지 검토했는데 이를 놓고 일본 자동차시장 재진출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차는 2001년 야심차게 일본 자동차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자 2009년 철수했다.

8년 만에 백기를 들었음에도 다시 진출을 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로 전기차 시장 확대가 꼽힌다.

일본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은 상황에서 현대차는 이미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다시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시장에서 아이오닉5를 포함해 EV6 등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만큼 해외 판매 확대는 중요한 과제"라며 "일본 진출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 시기나 차종 등의 부분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2022년 주목 CEO]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그래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세상이 언제 끝날지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022년은 초대형 정치이벤트인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치러진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경영계도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인물은 누가 있는지, 이들 중 과연 누가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이 사람을 주목한다. [편집자주]

4.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
5.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6.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철강부문장 부회장